‘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는 가운데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측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오산)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질없는 경선 연기론을 멈춰야 한다”고 선을 그으며 “우리들만의 칙칙한 공방 이슈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좋아하는 새롭고 희망찬 이슈를 만들어야 당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쪽에서 ‘경선 흥행’과 ‘국민의힘보다 일찍 후보를 선출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상대 당보다 먼저 후보로 결정됐음에도 대통령이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였던 당시에도 홍준표 후보보다 사흘 일찍 후보로 결정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선 연기가 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승리를 담보하는 조건도 아니기에 정해진 룰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당에 도움을 주는 이슈도 아닌 경선 연기론 대신 지지율을 끌어올릴 공격적인 마케팅에 올인하자”고 민주당 지도부에 제안했다.
이날 영·호남지역 전ㆍ현직 교수 160명도 국회 본청 앞에서 공동성명을 발표, ‘민주당은 경선을 원칙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몇몇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당헌에 명기된 정치 일정 준수는 국민에 대한 약속이다. 민주당은 구태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지사와 가까운 의원들도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더는 원칙을 훼손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지역 A의원은 “이익에 따라 계속해서 말을 바꾼다면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 표명을 통해 이같은 불신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쓴소리가 계속되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기획단을 중심으로 경선 연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선 기획단 구성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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