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둔 사장님’은 줄어들고,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님’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1인 자영업’ 인구는 2018년 말 398만7천명에서 2019년 406만8천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가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켜 415만9천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5월 기준 427만명까지 급증했다.
1인 자영업자의 급증은 지난 3년간 32.8% 상승한 최저임금과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2018년부터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직원을 해고, 홀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경영상태는 최악인데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 지출비용은 줄지 않아 결국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IMF 등 경제침체가 올 때마다 ‘나홀로 사장님’은 늘어났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서비스업종에서 특히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IMF 당시 1998∼1999년 2년간 1997년 대비 직원 있는 자영업자는 28만8천명 감소하고 직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9천명 늘었다. 자영업자들이 매출 하락 시 가장 먼저 하는 조치가 인력 감축이다.
지난 5월 취업자가 두 달 연속 60만명 넘게 증가했다. 수출과 내수 등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후행 지표인 고용시장에도 온기가 돌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도소매업과 자영업자는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1인 자영업’ 인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위권이다. 혼자 어렵게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님’은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에 들어선 지 오래다. 새로 문을 연 자영업 10곳 가운데 7곳은 3년 안에 문을 닫는다. 그렇다고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이 자영업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제대로 된 일자리 찾기도 어렵지만 임시직ㆍ일용직 일자리조차 줄어들고 있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팍팍한 현실이 고달픈 1인 자영업의 길로 내몰고 있다. 1인 자영업은 인건비라도 줄여 생존을 꾀하려는 ‘생존형’이 많다. 이들이 무너지면 저소득 빈곤층 확대 등 경제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정부’를 내걸고 출범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은 말만 그럴 듯하고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렵다.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생산성이 낮은 전통적 자영업에서 생산성이 높은 업종으로 고용재조정 등 중장기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전직 알선과 직업 훈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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