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ZIISGAI : 멀리 나아가는 평행선들의 집합’展
레나 작가, 가정폭력 등 그동안 겪은 현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알고 있지만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는 전시가 열린다. 비주얼 아티스트 레나 작가의
오는 25일까지 사진공간 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레나 작가가 그동안 겪은 현실을 담아냈다. 과거 새 아버지에게 당한 가정폭력과 ‘여자’로 살아오면서 받은 압박, 동양인 여자라는 이유로 해외에서 겪은 차별과 괴롭힘 등을 사진, 설치, 영상 등 10여점의 작품으로 풀어냈다.
레나 작가는 사진작가이지만 글쓴이, 비주얼 아티스트 등이라고 자신을 칭할 만큼 활동 범위가 넓다. 자신이 찍은 사진에 다양한 오브제를 더하기도 하며 영상을 제작해 사진으로 풀지 못한 것들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도 독특한 그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다. 레나 작가는 “어떤 사람들은 내 작품을 보고 ‘기괴하다’, ‘무섭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단순 명료하게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을 보고 ‘무섭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처럼 단순한 사진 전시가 아니다. 인형의 머리, 피가 묻은 휴지를 찍은 사진, 물감과 알약으로 범벅된 마네킹의 사진 등 처음 보는 작품에 낯섦을 느낀다.
인형은 레나 작가의 분신이며 해외에서 당한 차별과 한국에서 겪은 가부장적인 면모들을 인형을 분리하는 것으로 풀어내고 여성 예술인이 겪는 부정적 시선, 편견을 마네킹에 물감을 칠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또 이번 전시에는 2011년 작품에 검은 칠을 해 새로운 작업으로 덮었다. 작품은 자신의 몸을 여러 장 찍은 사진을 겹쳐 부정적인 허물을 벗겨 내는 것을 표현했다.
레나 작가는 “당시 사진작가로서 사진을 찍히는 것이 마냥 싫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의 부정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고 지난날과 다른 나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술은 아름다운 것뿐만 아닌 소외되고 불편한 것을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혼모, 데이트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살피고 조명하는 전시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