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내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 부족, 교통약자 불편

인천 지역의 일부 공원 내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 등이 부족해 교통약자들이 불편을 겪고있다.

22일 오후 12시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수봉공원. 장애인도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무장애 나눔길’ 끝 부분이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하다. 이 계단은 차도를 제외하면 공원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지만 휠체어와 전동 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노인은 이용할 수 없다.

계단 반대편으로 경사로는 차도로 이어진다. 이 경사로는 노인과 장애인 이용 시 위험한데다, 입구에는 차량 등의 출입을 제한하는 철제 기둥(볼라드)이 있어 휄체어가 진입 할수도 없다.

볼라드 옆 쪽으로는 폭 1.2m의 통로가 있지만 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회전반경인 1.38m와 2.4m에 각각 못 미쳐 휠체어 등이 통과가 역시 어렵다.

이경례(90) 할머니는 “가족들이 같이 가지 않으면 이 길로는 공원을 갈 수 없다”며 “무장애 나눔길 이라서 쉽게 공원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계단을 없애거나 볼라드부터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인천 용정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용정공원의 한 입구에는 손으로 힘을 줘야 움직이는 회전문이 있어 휠체어 등을 타는 교통 약자들은 입구를 이용하기 힘들다.

보행도로에 점자 보도블럭이 없어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공원도 있다. 인천 자유공원과 부평 나비공원은 휠체어 이용길이 따로 있지만 별도의 점자 보도블럭은 확인할 수 없다. 특히 이들 공원은 산책로 등으로 이어지는 계단 곳곳에 점자 보도블럭이 없어 안전 사고 우려가 높다.

장종인 인천 장애인철폐연대 사무국장은 “공원은 모든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당연히 장애인과 노약자도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미추홀구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담은 인권 모니터링 보고서가 만들어졌다”며 “추가적으로 현장 조사를 한 후 받아들일 부분은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반영하겠다”고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아직 점자 보도블럭 설치를 검토해보지 않았다”며 “앞으로 필요하다면 검토를 통해 시설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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