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순 할머니, 농사일ㆍ막노동 등으로 평생 모은 재산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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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에 전 재산 1억원을 기부한 시흥시 대야동 거주 이옥순 할머니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됐지요. 우리 아이들이 이 돈으로 많이 배워서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수 있으면 그 만한 보람이 있겠습니까?”

팔순을 넘긴 나이에 자신의 생애 전부가 담긴 1억원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사회에 선뜻 내 놓은 이가 있다. 시흥시 대야동에 거주하는 이옥순(83)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이 할머니는 1억원의 후원금을 시흥식에 전달하기 위해 지난 22일 시흥시청을 방문했다.

아들과 함께 시장실을 찾은 이 할머니 얼굴은 나눔의 보람에서 오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이 할머니의 후원금은 평생을 아껴서 모은 그의 전 재산이다.

이 할머니는 “장애가 있어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 나중에 큰 사람 되면 여한이 없겠지요”라고 했다.

농사일, 광주리장사, 공사장 막노동, 폐지 수거 등 할머니는 평생 안 해본 일이 없다. 순탄치 만은 않은 삶이었다.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하고, 다리를 절단할 위기도 있었다.

할머니는 그렇게 어렵게 벌고 아낀 1억원을 시흥의 꿈나무들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장애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가 전 재산을 후원금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흔쾌히 그의 뜻을 이해하며 응원해준 자녀들의 힘이 컸다.  자녀들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성장환경도 녹록치 않았지만, 나눔이라는 풍요한 어머니 마음을 진정한 유산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전달식에 함께 자리한 이 할머니의 아들은 “정말 아끼고 아끼며 생활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일생을 지켜본 자식으로서, 정말 훌륭한 삶의 태도를 보여 주셨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모아 좋은 곳에 쓰시겠다고 하니 자랑스러운 마음입니다. 저도 본받아 살아가야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옥순 할머니의 쌈짓돈은 평생에 걸쳐 모이고 모여 1억원이 됐다. 이 돈은 이제 시흥 청소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종자씨로 뿌려져 셈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할머니는 “식물을 보면 얼마나 정성을 줬는지에 따라 자라는 게 다르지요. 우리 아이들도 정성과 사랑을 가득 받은 식물처럼 푸르게 자라나길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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