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4명이 모여 한 권의 수필집을 엮어냈다. 이들은 자신이 살아온 언론인, 수필가, 시인으로서 연륜을 담아냈다. 이창식, 이경선, 권영호, 맹기호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 <틈과 여백의 소리>(신원커뮤니케이션刊)이다.
책은 ▲동서 그리고 남북 ▲오후 골목길에 앉다 ▲흰쌀에 뉘가 ▲아직도 꿈을 꾼다 등 4가지로 구분돼 4인 4색의 매력을 드러냈다.
작가들은 수필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기고백을 하면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지만, 질문을 하며 그 답을 찾아간다.
맨 첫 장은 이창식 작가의 동서 그리고 남북으로 시작한다. 2021년에 대한 염원부터 자신의 책꽂이에 대한 이야기, 언론인으로 살았던 날들에 대해 풀어냈다. 이 작가는 겪었던 고난을 이야기하며 교과서처럼 삶을 나열한다.
수필을 쓰며 세상을 배우고 깨우쳤다는 이경선 작가는 고향, 계단, 세탁, 여행 등과 같이 소박하고 따뜻한 일상 언어를 사용했다. 친숙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경선 작가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향이 없는 삶, 신용어를 몰랐던 날들, 스님과 함께 울었던 시간 등 오히려 힘들었던 날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가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심심한 안부를 건네며 조금 더 멀리 나아가기를 갈망하는 속내도 담아냈다.
권영호 작가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현대사회에서 문을 닫고 들어가버리면 그만인 아파트 생활의 아쉬움을 그리며 이웃의 소중함을 담아냈다. 권 작가의 ‘흰 쌀에 뉘가’는 쌀이 귀했던 어린 시절 쌀에 뉘가 들어가 안절부절못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었다고 한다. 옛 풍경을 생각하거나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등 권 작가는 편안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한다.
맹기호 작가는 문학의 기본 정서는 슬픔이라고 말한다. 외롭고 슬플 때 시를 쓴다는 그는 수필만큼은 마음이 편안할 때 쓴다고 설명한다. 맹 작가는 수필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존재의 문제를 생각하며 평화가 오길 바라는 생각들을 그렸다. 맹기호 작가는 “수필을 써내려간 4명의 작가는 저마다 개성과 다른 문학사상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수필에 대한 열정과 인식은 모두 같다. 4명의 개성을 만나며 그에 따른 열정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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