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씨름선수권 사상 첫 대회 3관왕 등극 전성근(경기대)

선수권부 이어 대학부 개인ㆍ단체전 석권…“시즌 5관왕ㆍ민속씨름 태백장사 등극 꿈”

제75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서 사상 첫 3관왕에 오른 전성근(경기대).
제75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서 사상 첫 3관왕에 오른 전성근(경기대).

“선수권대회 새 역사를 쓰게돼 기분 좋습니다. 앞으로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30일 인제 원통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제75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서 선수권부 경장급(75㎏이하)과 대학부 경장급, 단체전까지 한 대회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건 경량급 ‘간판’ 전성근(22ㆍ경기대)은 자신이 이룬 쾌거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전국 씨름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의 선수권대회 75년 역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오른 선수라는 사실을 대회 직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전성근은 29일 학생ㆍ일반 구분 없이 치러진 선수권부 경장급서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기세를 몰아 다음날 대학부 개인전서 다시 체급 정상에 오른 뒤, 단체전서도 소속팀 경기대가 울산대를 4대2로 꺾고 5년 만에 패권을 탈환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가장 가벼운 체급인 경장급 선수여서 개인전이나 단체전 모두 항상 가장 먼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감을 느낄수도 있지만, 전성근은 “익숙해져서 (부담감이) 크지 않다. 다만 내가 졌을 때는 스타트를 잘못 끊어 팀에 누가되지 않을까 경기 내내 죄책감이 든다”고 설명했다.

전성근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씨름에 입문, 꾸준히 성적을 거두고 있다. 충북 음성 용천초 4학년 때 아버지가 도민체전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매력을 느껴 샅바를 잡은 뒤 이듬해 대통령기 대회서 첫 전국무대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 용인 백암초로 전학한 그는 수원 동성중과 수원농생명과학고를 거치며 매년 1~2차례 씩 전국대회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수원농생명과학고 2학년 때인 2017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라 1년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전성근은 “당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경기를 하고 싶어 죽겠고, 어려운 재활과정을 보낼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고교 3학년 때 증평인삼배와 학산배대회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전성근은 ‘대학씨름의 명가’ 경기대에 진학, ‘명장’ 김준태 감독과 홍성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첫해 전국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감각을 잃어 1년간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지난 4월 회장기전국대회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후 이번 대회까지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라 체급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돌림배지기와 잡채기가 주특기인 전성근은 “다소 부족한 들배지기 기술과 파워를 좀더 키워 앞으로 전국체전을 포함해 두 대회 이상 더 우승하고 싶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기량을 다져 실업무대에서 태백장사 타이틀을 꼭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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