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심 내 곳곳에서 들개떼에 누룩뱀까지 출몰, 주민들 안전이 위협받으며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안양지역에선 지난달 29일 오전 11시30분께 석수동 안양예술공원 인근 호암초등학교 운동장에 들개들이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학교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들개들이 자취를 감춘 뒤였다. 현재까지 들개의 종이나 크기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소방서가 포획 작전에 나섰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소방 측은 야생동물 포획 시 주로 블로건(입으로 불어 침 등을 날리는 마취도구)이나 마취총 등을 사용하지만 들개 무리의 경우 경계가 심해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어린 학생들이 들개에 물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시에 포획틀 설치를 요청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예전부터 안양예술공원 인근에 들개가 많이 나타난다는 등산객 민원이 들어왔다”며 “인근 삼성산과 관악산 등을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가 많아 호암초 뒷편 야산에도 들개 이동경로 상에 포획틀을 설치해 놓았지만 (포획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남 분당 도심을 가로지르는 탄천 일대에선 뱀이 출몰하고 있다.
뱀의 종류는 누룩뱀(밀뱀)으로 탄천 산책로와 율동공원 주변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뱀은 술을 담글 때 쓰는 누룩과 색이 비슷해 누룩뱀으로 불린다. 개구리, 들쥐, 새알, 도마뱀 등을 잡아먹고 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야탑3동 주민 B씨는 “분당에 산 지 10년이 넘었는데, 2~3년에 한번씩 뱀을 봤었다“며 “지난주에는 탄천을 산책하다가 1m는 족히 넘는 뱀을 목격했다”며 “아이들은 물론 반려견과 함께 많은 주민들이 찾는 산책로에 최근 들어 종종 출몰하는 뱀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고 불안해했다.
성남시는 뱀 출몰로 주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당부하는 표지판 등을 설치했다. 또 주민들로부터 뱀 목격 신고가 들어오면 119 신고를 통해 구급대 도움을 받아 뱀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성남ㆍ안양=김해령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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