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소득론 향해 쏟아진 십자포화...이재명대 반이재명 구도 뚜렷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예비경선의 첫 번째 TV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여권 지지율 ‘1강’ 자리를 지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다른 후보들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이 지사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둘러싼 공방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본경선을 앞두고 이재명대 반(反)이재명 구도가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당 예비후보 간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에 대한 첫 포화는 기본소득을 향해 쏟아졌다. 이날 포문을 연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가) 수시로 말을 바꾸는 것 같아 국민을 혼란케 하고 있다. 기본소득 공약을 폐기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앞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이 1번 공약은 아니다’라고 말하자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여기에 박용진 의원도 합세, “말을 계속해서 바꾼다면 신뢰를 얻지 못하고 결국 표리부동한 정치인이 될 것”이라며 “세출조정 등으로 (기본소득을 위한) 50조원을 만든다는 것도 무협지 같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저는 단 하나도 공약을 한 게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서 “기본소득을 1번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그동안 저는 순차적으로 도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 말을 바꾼 건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박 의원을 향해 “국민이 동의한다면 50조~60조원 정도의 세금 감면분을 줄여가는 등 증세를 통해 본격적으로 도입하고자 한다”며 “박 의원은 모르겠지만 저는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열린 TV 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이 이 지사를 향해 다양한 견제구를 날린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유일하게 이 지사를 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전 장관은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 활성화 등의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좋은 정책은 숙성과 발전 시켜 현실화하는 게 중요하다. 말바꾸기 등의 표현으로 비판만 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뒤늦은 답변을 내놨다.

이 지사는 “1대8에 가까운 일방적인 토론에서 제대로 답할 시간이 없었다. 현재 우리사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성장회복과 공정사회 실현”이라며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은 이를 수행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은 절대 진리가 아니다. 토론과 숙의, 반론 등을 통해 부족한 것을 채워 더 효율적이고 완결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두고 ‘유연성이 발휘된 발전’으로 볼 수도 있고, ‘말바꾸기’로 볼 수도 있다. 저는 이것이 진정한 일꾼의 자세이자 내실화와 발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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