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청년몰이 무너지고 있다. 강화군 강화중앙시장에 있는 ‘개벽2333’은 모두, 중구 신포시장에 자리잡은 ‘눈꽃마을’은 절반이 넘는 청년몰이 각각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국비를 받아 청년몰을 만드는데만 급급했을 뿐, 사후 관리 등이 부실해 이 같은 폐업이 잇따르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인천시, 중구·강화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강화군은 국비 5억원과 군비 5억원 등 10억원을 투입해 강화중앙시장 B동 2층에 ‘개벽2333 청년몰’을 조성했다. 모두 20곳이 입점한 이곳은 개장 초기 하루 최대 1천명이 몰리는 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일 찾은 개벽2333은 모두 문을 닫은 채 텅 비어있다. 아예 개벽2333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예 굳게 닫혀있다. 입구 유리문에는 한 가게의 이전에 대한 안내문만 붙어있다. 유리문에서 바라본 내부는 매장 앞까지 각종 주방 집기류 등이 널부러져 있어 이 곳이 개벽2333이었다는 흔적만 보여주고 있다.
개벽2333 인근의 한 상인은 “처음 군이 임대료와 인테리어비 지원을 해주니 많은 가게가 들어왔다”며 “각종 디저트 등 지역과 맞지 않는 가게가 대부분이라 오래 못버티고 나갔다”고 했다. 이어 “아마 딱 1곳 정도만 확장 이전을 했을 뿐, 대부분 망해서 나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가게는 지난 5월 다른 곳으로 확장 이전했으며, 조만간 새로운 매장으로 입점을 할 예정이다.
중구 신포시장에 있는 ‘눈꽃마을 청년몰’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구는 지난 2018년 국비 7억5천만원과 구비 6억원 등을 들여 21개 매장으로 구성한 청년몰을 조성했다. 하지만 현재 절반 이상이 폐업, 현재 10곳만 문을 연 상태다. 유럽 중세시대의 건물에 눈이 내린 것처럼 멋있게 꾸며져 있지만,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한때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눈꽃마을의 푸드트럭 존 8개의 매장 중 문을 연 곳은 고작 1개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년몰의 몰락에 대해 지자체가 국비를 받아 만드는데만 집중하고, 이후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강화군과 중구는 개업하면 1년간 임대료 100% 면제, 이후에는 50%를 감면해주는 것을 비롯해 인테리어 비용도 최고 5백만원까지 지원해준다.
그러나 이후 사후 관리는 전무하다. 청년몰에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이나 주변 상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청년몰 대표는 “지자체가 만들어만 놓고 그냥 내버려둔 셈”이라며 “지자체가 관심이 없으니, 새로 들어오려는 업체도 없다”고 했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청년몰을 만들어 놓고 창조력이나 기획력이 부족해 직접 관리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성을 띄는 협동조합 등을 조성해 시민적인 조직에게 맡기는 방안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화군 관계자는 “청년 상인들이 스스로 역량을 발휘해야 했지만 사업 경험이 부족해 경영난이 온 것 같다”며 “지속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순 없는 문제”라고 했다.
중구는 지난달부터 청년몰 입주 업체를 대상으로 매월 2~3번 마케팅 방법 등을 알려주는 성장 컨설팅이나 창업의 성공을 위한 기업가 정신교육 등의 프로그램 추진하고 있다. 또 상인들도 점포간 시너지와 청년몰 전체 상권의 부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비록 늦었지만 컨설팅 전문가를 초빙해 청년 상인들을 위한 각종 사후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월 담당자가 직접 상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는 등 상권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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