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와 기동대, 불편한 동거…눈 감고 귀 막은 경기남부청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기동대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일선 관서마다 공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지만, 경기남부경찰청은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올해 상반기 여청강력팀, 추적수사팀, 지역경찰관리팀 등이 신설됐다고 7일 밝혔다.

그러나 신설 부서들은 갈 곳을 구하지 못해 다른 부서 사무실에 얹혀 살거나, 창고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청강력팀은 4층 여청수사팀 사무실을 쪼개 들어갔고, 추적수사팀은 지하 1층 창고를 사무실로 쓰고 있다. 또 지구대ㆍ파출소 관할이 생활안전과에서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옮겨지며 새로 생긴 지역경찰관리팀은 3층 계단 옆 다용도실(10㎡)을 개조, 창문조차 없는 좁은 공간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직원들이 문제로 지목하는 건 건물 5층을 차지하고 있는 6기동대. 이미 분당서 측은 지난 2015년부터 경기남부청에 기동대 이전을 요청해왔지만, 6년이 흐른 현재까지 이렇다 할 개선은 없다. 오히려 수사부서 증설로 조직이 몸집을 부풀리는 만큼 업무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분당서 소속 A 경위는 “기동대는 공부하는 공간, 체력단련실까지 갖추고 생활하고 있어 직원들이 박탈감까지 느끼고 있다”며 “수사를 위한 공간이 먼저인지, 복지를 위한 공간이 먼저인지 상급기관에선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분당서 경력은 655명(지역경찰 319명), 6기동대는 72명으로 분당서 청사에서 함께 근무하는 인원만 따져도 408명(지역경찰 제외)에 달한다. 반면 분당서 주차면은 166면(민원인 및 관용차 전용 제외)에 불과한 탓에 많은 직원들이 외부에 차량을 주차해놓고 걸어서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물을 따로 쓰는 수원서부경찰서와 2기동대도 불편한 동거인 건 마찬가지다. 같은 울타리 안에 있어 고질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서부서엔 총 704명(지역경찰 252명)이 근무 중이며, 같은 주차공간을 사용하는 2기동대 인원은 95명이다. 사용할 수 있는 주차면은 164면, 민원인이 단 1명도 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383면의 주차면이 부족한 셈이다. 더구나 수원서부서는 오는 8월 보안펜스 설치와 함께 민원인 주차공간 분리 작업을 앞두고 있어, 주차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6기동대는 2023년 이전을 앞두고 부지 확보까지 완료했다”며 “국유재산기금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하느라 시간이 지체된 것이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선 관서의 불편함에 귀를 기울이고 주차공간 확보를 비롯해 선결 가능한 문제부터 차차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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