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에도 몰리는 20대...'쪼개앉기' 등장

12일 오후 10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테마의거리에서 20대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모여 앉아 담배를 피고 있다. 강우진기자
12일 오후 10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테마의거리에서 20대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모여 앉아 담배를 피고 있다. 강우진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면서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20대 청년층의 위험한 술자리는 이어지고 있다.

13일 오후 8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평소보다 인파는 줄었지만, 일찍부터 술을 마시러 나온 20대 청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특히 3인 이상 집합금지를 피해 쪼개기 술자리도 이어진다.

로데오거리의 한 주점에는 20대 3명이 1명, 2명으로 나눠 바로 옆 테이블을 잡고 술을 마신다. 중간중간 대화가 오가는 것은 물론 밖으로 나와 담배를 필 때는 서로 한 곳에 모여있기도 한다.

또다른 20대 4명은 로데오거리 흡연구역에서 서로 담배를 피며 들어갈 술집을 정한 뒤 2명씩 나눠 입장하기도 한다.

이 주점 업주 A씨는 “어제 오늘 평소보다 손님이 10분의 1로 줄어든 상황이라, 일행인 걸 알지만 살기 위해서는 모르는 척 눈 감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20대가 주로 찾는 인천 부평구 부평동 테마의거리도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 오후 10시께 테마의거리는 마감시간 때문에 술집에서 나온 20대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평소에 비해 30%정도 사람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거리는 청년들로 가득하다.

한 20대 여성 3명과 남성 1명은 야구사격장 앞에 자리를 잡고 쪼그려 앉아 담배를 핀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박장대소하며 장시간 대화를 이어간다. 인근 노래 클럽 앞에는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모여 앉아 대화했고, 주차차량 앞에 20대 여성 3명이 모여 담배를 피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관리하는 부평구 직원은 찾을 수 없고, 3인 이상 집합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도 보이지 않는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층에서는 코로나19 중증환자 발생률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일한 생각을 갖고 거리로 나오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이 몰리는 주요 지역에 3인 이상 집합에 대한 해산 조치 등 지자체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경희·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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