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코로나 확진자 4명 중 1명 ‘깜깜이’…20일 확진자 112명 ‘역대 최다’

인천에서 7월에 나온 코로나19 확진자의 4명 중 1명이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20일 하루에만 무려 112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초비상이다.

급증하는 확진자로 인해 인천시민들은 감염경로 파악이 안 되는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심을 나타내며 당국의 조치를 당부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천288명의 확진자가 쏟아진 상태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병 이후 이날까지 인천의 누적 확진자 8천43명의 16%가 20일 만에 나온 것이다.

방역 당국은 이들 확진자 중 무려 342명(26.5%)이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확진자 4명 중 1명은 어디서, 어떻게 감염이 이뤄졌는지 모르는 셈이다. 방역 당국은 현재 이들을 ‘감염경로 조사 중’으로 분류했다. ‘집단감염’으로 분류한 219명(17.0%)보다 많은 수치다.

이처럼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한 깜깜이 확진자들은 지역 내 ‘숨은 전파자’로 돌변한다. 방역 당국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이들은 일상생활을 이어가면서 많은 접촉자가 생기고 이후 추가 확진자까지 나오는 등 지역 내 확산이라는 악순환을 발생시킨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숨은 전파자로 인해 자칫 감염경로를 알지 못하는 집단감염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최근 인천시교육청이 학생·교사 1만930명을 대상으로 한 선제적 검사에서 숨은 감염자 8명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깜깜이 확진자가 많은 이유는 4차 대유행으로 인한 확진자의 증가 추세를 역학조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공중보건의 9명과 중앙에서 파견을 나온 6명 등 모두 15명의 역학조사관이 있다. 이중 이상 반응 등을 점검하는 3명을 제외하면 12명의 역학조사관이 24시간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는 당일 처리 원칙을 정해두고 있지만, 확진자 급증으로 접촉자 분류부터 기초조사와 위성항법장치(GPS) 확인 등까지 하다 보면 사실상 심층 조사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속해서 깜깜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관들이 매일 밤새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며 “인력 부족은 물론 근무 중인 인력도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인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1일 기준 가장 많은 1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3차 대유행 시기인 지난 1월4일에 나온 103명보다도 많다. 서구의 한 주점과 게임장 등 집단감염 관련한 확진자가 12명이며, 인천시청 공무원 1명 등 확진자와 접촉해 발생한 지역 내 감염이 64명에 달한다. 발시는 확진 공무원의 동료 286명에 대한 검체 검사를 했지만,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G타워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나타나, 이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물론 입주해 있는 기업·기관 직원 대상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군·구 보건소 등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등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방역을 강화해 빨리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시민 박성재씨는 “무엇보다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점에서 불안감이 크다”면서 “보다 촘촘한 방역체계를 펼쳐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민철씨는 “코로나 확산 상태가 심각한 것을 요즘들어 더욱 체감하고 있다”며 “혹시나 집단감염은 물론 경로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경우 더욱 절망적인 상태에 이르게 될까봐 주변에서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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