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거센 반발' 과천 A초교 혁신학교 신청계획...결국 '철회' 진통

과천의 한 초등학교가 신규 혁신학교 신청을 추진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발로 철회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22일 안양ㆍ과천교육지원청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안양ㆍ과천교육지원청은 내년 3월부터 오는 2026년 2월까지 4년간 운영되는 혁신학교에 대해 지난달 초 관내 초ㆍ중ㆍ고교 30여곳에 혁신학교 찬ㆍ반 여론을 감안, 신청 학교는 민주적 협의절차를 거쳐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 동의를 확인하고 학교운영위(학운위) 심의를 거쳐 신청서를 내도록 했다.

이에 과천시 A초교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학교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신규 혁신학교 신청서를 교육청에 제출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22일 학교 정문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할 것과 혁신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시위에 나섰다.

시민 김철수씨(38, 과천시 과천동)는 ”학교측이 학부모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학운위를 열어 혁신학교 신청을 결정한 것은 전체 학부모의 의사를 대변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인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기철씨(40, 과천시 부림동)도 ”학교 측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결국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적인 절차의 모범을 보여야 할 학교가 되레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 학부모들의 요구로 이날 오후 공개된 찬반 설문조사 결과에서 혁신학교 신청에 동의하는 학부모는 전체 설문 참여자 1천249명 중 34%인 421명이었고 66%인 801명은 반대했다. 교직원은 70.1%가 반대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의 반대의견을 고려, 결국 이날 오후 학운위를 재소집하고 혁신학교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지금까지 학부모 의사에 반해 일을 추진한 적 없고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라며 ”학부모와 교장 간 면담 등을 통해 오해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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