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갈등 최고조...지역감정에 이어 법사위원장까지 의견충돌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역감정 조장 논란에 이어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의견 충돌까지 겹치면서 양측은 징계 건의안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지사는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앞서 논란이 된 ‘백제 발언’에 대한 녹음 파일을 직접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서 이 지사는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와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으로 성공했는데 절반의 성공이었다. 충청과 손을 잡았다”며 “당시 이 전 대표가 전국에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분이 이긴다면 이건 역사다”고 했다.

이 지사는 녹음 파일에 대해 “이 전 대표 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직접 듣고 판단하십시오”라고 따져 물었다.

이 지사 측 열린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더 늦기 전에 이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당에다 징계를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대선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두 후보 간 감정싸움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그간 침묵을 지킨 이 전 대표 역시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발언이 지역주의 발언이냐는 질문에 “저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다른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했다”며 “상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런데 왜 저만 잘못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감정싸움에 이 전 대표 측도 당 지도부에 징계 등의 조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준 합의 결과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충돌했다.

이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국민 90%가 찬성하는 수술실 CCTV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소불위 권한을 가진 법사위를 야당에 내주는 것을 국민께서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감안해 판단했을 것”이라며 “여야 간 합의는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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