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軍공항 소음피해 학교 80% “이중창으로 버텼다”

수원비행장 항공기 소음등고선. 경기도교육청 제공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수원 군공항 인근 소음 피해 학교 10곳 중 8곳이 수년 전 시공돼 군 항공기 소음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이중창’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기일보가 도교육청의 ‘군 항공기 소음 피해 학교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원 군공항의 소음 피해를 겪는 초ㆍ중ㆍ고 35곳(유치원 35곳 제외) 중 28곳에 이중창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교실에 이중창, 복도에 단창으로 복합 설치된 학교가 4곳, 삼중창 2곳, 단창 1곳으로 파악됐다.

특히 소음 피해 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초등학교(전체 57%)의 경우 단창 구조인 1곳을 제외한 학교 모두 이중 또는 이중ㆍ단창 구조로, 시설면에서 중ㆍ고교보다 열악했다.

이들 학교는 수원 군공항이 인근에 있음에도 수년 또는 10여년 전 방음 기능이 없는 이중창이 설치, 군 항공기 소음 저감은커녕 무방비로 소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초등학교 중 소음 피해 수치(90웨클ㆍ항공소음 정도)가 가장 높게 측정된 수원 효탑초등학교는 지난 2005년 이중창이 설치, 고막이 찢어질 듯한 소음에 그대로 노출(경기일보 21일자 7면)돼 있다.

효탑초 관계자는 “학교 내 창문을 닫아도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군 항공기 소음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삼중창 설치 학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수원 군공항과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진 고색고는 삼중창의 시설을 갖췄지만, 수원지역 고등학교 중 두 번째로 소음 피해가 큰 학교로 뽑혔다.

상황이 이렇자 소음 피해 학교들은 이중창ㆍ삼중창이 있어도 소음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원 단체와 전문가들 역시 군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 학장은 “이중창 및 삼중창으로는 소음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며 “소음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학교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이후 소음저감장치로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강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분명한 진단들이 있어야 하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다음 달 중ㆍ후반 정도에 ‘경기도 군항공기 소음피해학교 지원 심의위원회’ 위원을 새로 위촉해 소음 피해 학교에 대한 지원 사업계획을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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