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원팀 협약...대권주자 간 설전 여전한데 민주당은 '방관'

더불어민주당이 대권주자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는 것을 막고자 ‘원팀 협약’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허울뿐인 약속으로 그치는 모양새다. ‘공정 경쟁’ 약속이 무색할 정도로 대권주자 간 충돌이 계속되는 탓이다.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민주당 역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방관하고 있어 설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9일 광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게 문제”라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 표결 논란만 보더라도 말을 안 한다고 했다가, 필요하면 말하는 등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난 28일 원팀 협약을 통해 후보들 간 정정당당한 경쟁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서명 직후에도 이 전 대표 측은 네거티브를 멈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역시 이날 이 지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라디오 인터뷰에 나선 이 전 대표는 “TV 토론회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며 “(이 지사가) 우릴 향해 ‘흑색선전이다, 책임져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 오히려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이 지사는 국정 경험이 부족하고 경제를 모른다”고 꼬집었고, 이 전 대표를 향해선 “총리 시절 내로라할 성과가 없다”고 저격했다.

이처럼 여권 대권주자들이 여전히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지만, 민주당은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고양을)은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기에 따라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민주당 내부에선 (원팀 협약이) 우선은 효과가 있다고 평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네거티브 공방과 후보 검증 간 경계가 모호한 게 문제”라며 “후보들이 스스로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