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의 한 개농장에서 10여년간 노동 착취를 당한 5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최근 개농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2일 인천시와 강화군 등에 따르면 A씨(57)는 지난달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등의 보호를 받던 중 개농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A씨가 선풍기도 없고, 악취가 진동하는 개농장으로 돌아가려는 이유를 알코올 의존 증세 때문으로 추정한다. 해당 개농장이 A씨에게 노동의 대가로 알코올을 지급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기간의 알코올 노출에 따른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A씨가 시설과 가족의 보호를 받는 동안 음주가 불가능해지자 이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의 분석이다.
또 A씨가 10여년간 머물던 개농장을 자신의 집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적인 사고가 어려운 지적장애인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공간을 자신의 집으로 여기고, 반복했던 업무를 지속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신안 염전 노예 사건 당시에도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염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수철 인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은 “지적장애인들은 오랫동안 머문 장소와 반복한 일을 자신이 있어야 할 곳, 해야 할 것으로 착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관계기관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A씨의 재사회화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A씨에 대해 기본 건강검진과 인지 검사 등을 지원했고, 앞으로도 사례관리와 의료급여 지원 등 사후 관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농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회화가 제대로 이뤄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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