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익, 관광공사 사장 능력 있으나/임명의 시기·적정성 와닿지 않는다

경기관광공사는 100% 경기도 투자 공기업이다. 도지사가 사장 임명권을 갖는다. 연봉은 1억1천여만원이다. 전임자가 개인적 사유로 사임해 공석이다. 8명이 지원해 4명이 면접심사를 봤고, 3명이 통과했다. 이재명 지사가 이 가운데 황교익씨를 최종 지명했다. 임명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자격 요건 변경 특혜 주장이 나왔으나 이 역시 시간적으로 맞지 않는다. 황씨 임명 훨씬 전에 이뤄진 변경이다. 절차는 문제없으니 다음을 보자.

능력 얘기가 나온다. 경기도민 청원 게시판에 내정을 비난하는 글이 등장했다.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은 낙하산 인사, 측근 챙겨주기 외에 다를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 황씨 내정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다. 이 지사와 대립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측도 전문성을 지적했다. 김효은 대변인의 논평이다. ‘전문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사적 임용… 무자격자에 대한 채용 보은 인사를 이제라도 그만해야 한다.’ 동의 못한다.

황씨는 농민신문이라는 곳에서 기자를 했다. 일반인에게는 이보다 맛 칼럼리스트로 유명하다. 먹거리와 관련된 방송 활동도 오래 해왔다. 나름의 식견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먹거리는 현대 관광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기존 관광 인프라는 쉽게 바꾸기 어렵다. 이 고정 요소에 변화를 줄 가변 요소가 먹거리다. 황씨의 장점이다. 전직 고위 공직자들에 비해 못할 게 없다. 박사 자격이 없어서인가. 옳지 않다. 그도 전문가다.

단, 내정 과정은 전혀 다른 판단 영역이다. 정치적 선택이라는 도민의 시선이 따갑다. 우선 내정 시기가 그렇다. 이 지사는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다.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당내 1등을 놓친 적 없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그의 후보 확정을 말한다. 후보 확정 또는 후보 수락의 순간 도지사를 떠나야 한다. 길어야 두어 달이다. ‘나가라 마라’의 정치 혼란이 뻔히 예견된 인사다. 혼란한 도정 복판에 황씨만 홀로 남겨질 수 있다.

이 지사의 공정성에 가해질 상처가 크다. 경쟁자들은 여전히 도지사직 사퇴를 요구한다. 이 지사는 거부하고 도정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지사직 사퇴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직 지사에게 도정은 법에 의해 맡겨진 책무다. 이 책무를 법적 근거 없이 버리라는 강요다. 옳지 않다. 다만, 도정이 정치에 도색되는 오해는 없애야 한다. 측근들로 구성된 산하기관 중립이 그 척도다. 이런 때 황씨가 내정됐다. 이 지사에 도움될 게 없다.

선택은 이 지사의 결단이다. 도움을 챙길 것도, 손해를 받을 것도 다 이 지사다. 우리는 오지랖 넓게 주문을 넣는 대신, 도민 여론을 조용히 지켜볼까 한다. 어차피 코로나 팬데믹에 관광 자체가 증발된 경기도다. 관광공사 사장 자리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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