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자극하는 불빛이 가득한 도시 속에서 ‘자연’, ‘쉼’을 보여주는 미디어 아티스트가 있다. 영상을 다루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 우리가 도시에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자연을 영상으로 가지고 온다.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오는 12월11일까지 진행되는 체험형 전시 <자연속으로>에서 ‘도시 숲’을 선보인 송주형 미디어 아티스트다.
송주형 미디어 아티스트는 지난 2014년 비제잉(vjing)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상 작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외부 공연 영상을 위주로 작업했지만 아쉬움을 느끼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나타내보자’라는 생각으로 2015년부터 개인적인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송 아티스트의 초반 작업은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모순된 구조를 담아왔다. 쓰고 버려진 폐자재를 보고 ‘사람도 언젠가 쓰이다 버려지는 존재가 되는구나’라는 걸 느꼈고 ‘노인의 방_수창청춘맨숀’을 통해 방치된 노인의 방을 표현하기도 했다. 송 아티스트는 “우리가 썼던 폐지와 나무자재 등은 버려지고 나면 쓸모없는 것들이 된다”며 “결국 사람도 이처럼 할 일을 다하거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같은 취급을 받는 사회구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주형 아티스트는 이같이 자신이 느끼는 불편한 것들에 대해 탐색하고 표현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쉼’과 ‘자연’의 필요성을 느꼈고 자연을 찾아나섰다. 송 아티스트는 다른 미디어 아티스트와 다르게 직접 자연을 촬영한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자연을 연출해도 되지만 일관적인 영상을 표현하고 싶지 않아 물의 움직임,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사막 등을 직접 영상으로 담고 영상을 중첩시켰다. 또 폐비닐, 알루미늄 등을 사용해 영상과 함께 도시 속의 창을 표현하기도 한다. 송 아티스트는 “어떤 나라, 지역이든 자연은 우리와 함께 한다”며 “가까이 있는 자연을 찾아 카메라로 담고 느리게 여러 겹으로 표현하면 저마다 다른 색이 나와 다양한 자유로움, 자연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법으로 송 아티스트가 선보인 ‘도시 숲’과 ‘流(류)’는 오는 15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도시의 불빛 저편에>전시에서도 볼 수 있다.
송주형 아티스트는 하반기에 부천, 이천 등 도내에서 다양한 전시에 참여, AR 정원 등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주형 아티스트는 “영상을 직접 담고 쌓아가면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며 “다른 미디어 아티스트와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내가 잘하는 것을 꾸준히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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