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항만공사, 코로나19 장기화로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에 ‘휘청’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항만공사(IPA)가 코로나19 장기화로 터미널 내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료 감면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공항공사와 IPA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의 코로나19 업종별 지원 지침에 의해 공항·항만 터미널 등에 입점한 상업시설의 임대료를 최대 50%까지 감면해주고 있다.

공항공사가 지난해 대·중견 및 중소·소상공인 51곳 업체에 감면한 임대료는 7천700억원이며, 올해는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업시설의 임대료를 감면 등으로 인해 공항공사의 영업손실은 심각하다. 공항공사는 올해 8천6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예측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항공수익 2천285억원, 비항공수익 8천693억원을 냈지만, 올해는 항공수익 1천600억원, 비항공수익 2천800억원으로 급감한 상태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1조2천억원대의 공사채를 발행했으며, 올해도 해외채권 3억달러(3천358억원)을 발행에 이어 연말까지 총 2조900억원대의 채권을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2024년까지 4조8천억원 규모의 4단계 건설공사(T2확장 및 4활주로 신설 등)를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고, 임대료 감면 등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공항공사는 지난해 정부에 4천억원의 배당금을 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 수요 및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 자체적으로 임대료 감면 등을 지원하다보니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도 임대료 감면 등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IPA도 역시 지난해 터미널 내 입점 업체에 184억원의 임대료를 감면해줬고 올해는 감면 규모가 26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IPA는 지난해 6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고 올해에는 100억원을 육박할 전망이다.

IPA는 지난해 1천100억원대의 공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올해는 규모를 배 이상 늘려 2천700억원대의 공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IPA 관계자는 “지난해 창립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영업손실로 인한 공사채 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정부의 정책으로 임대료를 감면하다 적자를 봐 공사채 발생 규모가 커지는 만큼, 정부가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국장은 “정부의 지침으로 이뤄진 공기업의 임대료 감면이 장기화하면 자칫 경영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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