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열풍 1년 반…똑똑한 개인투자자, 한국 증시 버팀목 되다

주식시장 급락 방어하면서 대형주 위주의 장기·분산투자에 관심

투자 열풍이 시작된 후 개인투자자들은 강한 매수세로 증권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진화된 투자 인식까지 갖추면서 과거보다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6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증시가 폭락했다가 급등했던 지난해 3월말부터 올해 8월 중순까지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매수금액은 7천305조원으로 외국인 1천174조원, 기관 939조원을 능가했다. 개인 매수액은 전체 매수금 9천501조원 대비 약 77%를 차지하며, 외국인보다 6.2배, 기관보다 7.7배 많았다.

이런 개인들은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4일 3,280.38에서 13일 3,171.29로 후퇴하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 강세, 반도체 시장 부진을 전망한 보고서 등이 요인이 되며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7조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까지 매도하는 사이 개인은 9조1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매도세를 개인이 받았는데 만약 개인의 자금력이 없었다면 지수는 더 떨어졌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개미들이 급등주를 ‘단타’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최근 투자자들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1년전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들어온 자영업자 김원용씨(47)는 삼성전자·LS 등 대형주에 투자한 1억원이 1억5천만원이 됐다고 전했다.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를 했다는 김씨는 “최근 증시가 떨어졌지만 움직이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6년차 정진희씨(31)는 지난해 여름 3천만원을 투자해 국내 대형주와 함께 애플·스타벅스 등 해외주식을 매수했다. 배당금에 관심이 많다는 정씨는 “최근 시장의 변동성도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의 투자 형태가 과거보다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라면서 “앞으로 가계 보유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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