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망스러운 저질 대선, 혁신이 답이다

20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2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각자 레이스에 돌입하고 각 당에서 후보 선정을 위한 내부 경선이 준비 중이거나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하면서 여야는 집안 싸움에 골몰하면서 국민을 짜증 나게 하고 있어 암울하다. 유례없는 불볕더위와 더불어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의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선거에 따른 소모적인 논쟁은 정치 불신을 가중하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치인만 존재하는 구태의 정치 모습이 판치고 있어 국민만 괴로운 실정이다.

정치인들의 혁신적인 선거 정신이 요구된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대면 선거 운동이 제약되는 한계가 있으나 정보혁명 시대에 맞는 비대면 선거 방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차별적으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동원하여 절제되지 않은 표현 등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자극하는 것이 선거 운동 전부처럼 비치고 있다. 하루를 멀다 하고 새로운 자극적인 단어가 언론의 머리기사로 장식하면서 온갖 네거티브가 만연하고 있다. 정책 논쟁은 온데간데없이 실종되고 캠프 간의 설전만 난무하며 국회의원의 무차별적인 줄 세우기를 통한 세 불리기가 만연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선거다.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논의하며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 시대적 정신을 안고 미래비전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당과 예비후보자들은 과거에 대한 냉철한 성찰을 우선시해야 한다. 여야가 지난 4년간 추진한 정책과 성과를 국민의 관점에서 철저히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행과제다. 각 당의 예비후보자들도 과거 자기가 걸어온 길과 업적,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냉철히 되돌아봐야 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아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연일 구설에 휘말리며 소모적 논쟁을 하면서 대통령 자질에 대해 의심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의 예측력에 한계를 갖고 있어 근본적으로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지만 연일 공표되는 조사 결과를 추상같이 믿는 후보자들의 자세는 지적되어야 한다. 단순하게 권력에 맞서 용기 있게 비판한 자세가 여론의 지지로 나타난 것을 차기 지도자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 국민의 절대적 지지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여야 예비후보들은 무엇보다도 국민과 국가를 위한 시대적 정신에 충실하고 혁신적으로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과거 역대 대통령 후보들은 당시의 시대정신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했고 평가받았다. 상대방의 잘못과 약점에 집착하지 않고 후보자만의 시대정신과 비전으로 국민에게 진솔하게 다가가야 한다. 여야는 후보자들의 도덕적 흠결을 철저히 검증하고 오래된 정치 관행을 과감히 떨쳐버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정치의 적폐인 과거 지향적인 프레임에서 탈피하고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혁신적인 대통령선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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