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100명과 소통하기

숨 쉬는 것조차 버거운 8월이다. 그런 8월은 언제나 입추와 말복이 이어져 들어오고 칠석도 따라온다. 오뉴월은 약력으로 육칠월이 되니 7월의 끝자락이 아마도 더위의 절정이 되고 8월에 들어서면 염천 더위가 꼬리를 슬슬 내릴 때라고 미리 짐작해도 된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살랑대면 입 달린 사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두런두런 건너온 여름을 이야기하게 된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한다. 거리두기로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오직 연구대상은 소통이란 단어다. 둘러보면 정류장이나 공공장소 심지어 음식점에도 마스크가 답이다 문구는 여전하다. 일 년 반만의 마스크 발전은 실로 눈부시다. 숨쉬기 편한 마스크, 비말 차단 마스크, 보건용 마스크, 항균 마스크, 덴탈 마스크. 한복마스크, 투명마스크, 식약처인증 국가대표마스크, 급식요리 마스크 등 사람의 입을 가리는 마스크는 다양하게 반응했다.

시민을 대상으로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교육하는 행복예절관도 마스크만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해야 한다. 없던 길을 만들어서 함께 걷기를 유도하고 잘 따라오는지 못 오는지를 매일 매주 점검하며 호흡을 같이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유치원, 초중고,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주중과 주말 또는 수능 후의 프로그램까지 헤아리다 보면 기획하고 진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다행히 주말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단위 체험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아 신청이 밀리고 소외계층 지역아동센터는 비대면이지만 반응이 뜨겁다. 특히 초등학생 1학년부터 5학년까지의 여름방학 예절학당은 모집공고 나가기가 무섭게 마감된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열 명 단위 체험학습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는 사자소학 효행 편에 치중했지만, 이번엔 자신의 뜻을 세우고 학습하는 독서법을 강조했다. 김홍도 풍속화 그림 그리기, 민화 가방 만들기, 비석 치기, 손 재기차기 등이 현실적으로 그리 호감 품목은 아닌데도 아이들은 물론 따라오신 학부모님도 그 만족도를 돌아갈 때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이제 성인 대상 100명 소통하기다. 코로나19로 삶의 패턴이 달라지고 그 역할이 한계에 달해 정말 어디다 코를 대고 숨을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그리하여 개발한 프로그램은 언제 어디서나 일주일 내내 반복해서 들을 수 있으나 혹 내키지 않아도 상관없는 다양한 내용의 열두 꼭지 영상물이다. 다산 정약용의 자녀교육, 초록으로 치유하는 반려 식물, 천의 얼굴 관상학, 걷기 좋은 여행길, 마음 치유 차 명상, 태교 신기 등은 바로 제3기 행복예절대학 비대면 가을강좌다.

나는 매일 수강생들의 수강 뒷글을 읽지만,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숨소리를 듣는다. 9월의 첫째 목요일 오전 한 꼭지가 올라가면 다음 주 목요일까지 나는 100명과 인사하고 소통한다. 코로나가 내게 준 선물이다. 고맙다.

강성금 안산시행복예절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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