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늦게 찾아온 가을장마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24일 오전 화성 서신면 상안리 일원에 위치한 봄뫼포도농원. 1천890㎡ 규모의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홍성후씨(75)는 거센 빗줄기를 맞으며 캠벨포도 수확 작업에 한창이었다. 보통 8월말 수확이 시작되지만, 갑작스런 가을장마 소식에 홍씨의 손길이 더욱 분주해졌다.
비가 많이 내려 나무가 물을 많이 흡수하게 되면 열과 현상(열매가 쪼개지거나 갈라짐)이 심해져, 포도의 상품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홍씨는 “앞선 장마로 이미 일부 포도알이 갈라져 터졌기 때문에 폭우가 내려도 하루빨리 수확을 할 수밖에 없다”며 “가을장마가 수확 시기와 겹쳐서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푸념했다.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었지만 장마와 태풍이 이어진다는 소식에 배 농장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배는 강풍 등으로 인한 낙과에 취약해서다. 안성에서 1만3천㎡ 규모의 배농장을 운영 중인 A대표(79)는 추석 전까지 1~2회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라는 소식에 방풍벽을 재점검하는 등 피해 예방에 만전을 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다행히 이번 태풍으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가을장마가 길어질 경우 당도가 낮아지는 등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수확시기 조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 상륙한 첫 태풍 ‘오마이스’가 지나갔지만 뒤늦은 가을장마가 예고되며 경기도내 과수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목인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수확에 차질이 생기면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피해는 서민들의 물가 상승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비교적 순탄하게 지나갔지만, 향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태풍이 상륙하게 될 경우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상청은 다음 주까지 가을장마가 이어질 수 있다며, 게릴라성 호우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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