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기일보가 한 건의 방역 수칙 위반 논란을 보도했다. 논란 장소는 시흥에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였다. 골프를 끝낸 동호회원 8명이 음주와 식사를 했다. 당시 방역수칙이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했다. 연회장에는 ‘안산시 의사회’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제보를 토대로 보도했고, 많은 독자들이 분노를 표해왔다.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미적지근한 시흥 행정을 향한 성토도 많았다. 시사했던 바 크다.
골프로 살림 형편을 평가하는 건 진부한 기준이다. 트렁크 속 골프채가 성공의 상징이던 시절도 아니다. 골프 용어 모르는 걸 부끄러워해야 하는 때도 아니다. 골프 인구는 급격히 늘어 대중화에 많이 접근했다. 골프장도 많아져서 부킹 능력이 대접받던 시절이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골프는 돈 많이 드는 스포츠다. 골프 회원권, 골프 빌리지, 고급 골프채는 여전히 경제력의 상징이다. 탈세자의 파렴치함을 설명할 때 단골 소재다.
하물며 코로나19 위기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더 갈 데 없다. 문 걸어 잠근 식당은 돈이 없어 폐업도 못 한다. 6시면 손님들을 내쫓다시피 한다. 25만원 정부 지원금을 학수고대한다. 그런 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골프장만 성업 중이라고 한다.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공기 맑으니 좋고, 띄엄띄엄 걸으니 좋단다. 거기서 보란 듯이 방역수칙까지 위반하고 있다. 그런 현장이 경기도와 시ㆍ군의 석 달간 조사에서 줄줄이 확인됐다.
광주시 A골프장은 출입자 명부 작성을 소홀히 했다. 또 골프장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지만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여주시 B골프장도 출입 명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가평군 C골프장은 식당 종업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하고 있었다. 식당 출입 명부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이번에 조사 대상은 도내 159개의 골프장이었는데, 무려 75곳이 ‘코로나 19 방역 수칙 해방구’였다.
시흥시 논란을 다시 돌이켜 보자. 방역 중에 발생한 규정 위반 골프장 회식이다. 의사회라는 상류집단 사회의 행위였다. 저지해야 할 책임이 골프장에 있었다. 골프장은 말리지 않았고, 명단까지 숨겨줬다.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방역 앞에 내세웠다. 그걸 보는 서민들이 진저리를 쳤다. 골프장과 돈 있는 골프 고객이 서로 감싸고 도는 불공정한 현실에 분노를 쏟아냈다. 이번 결과를 보고 뭐라 하겠나. 몇 배의 좌절 아니겠는가.
해당 시군에 바란다. 해당 골프장들 처벌해라. 일벌백계는 기대지도 않는다. 서민에 했던 만큼이라도 해라. ‘돈(₩)샷!’에 가슴 무너진 서민들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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