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디까지 오르려고 하는건지…장보기가 무서워요”
2일 수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심은정씨(58)는 장을 본 후 계산대 앞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복숭아 5개와 삼겹살 두 근, 쪽파 한 단(큰단)과 옥수수밖에 사지 않았지만 5만8천원가량이 나왔기 때문이다.
심씨는 “꼭 사야할 것만 산 것 같은데 체감상 1~2년 전보다 두 배는 비싸진 것 같다”며 “추석이 가까워지면 더 오를텐데 지금같은 상황에선 추석 가족 모임을 금지시키는 게 차라리 속 편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들어 계속되는 물가 상승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자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까지 언급되면서 소비자물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필수지출 항목인 쌀(20㎏)의 소매가격은 1일 기준 6만1천670원으로 1년 전(5만2천508원)보다 17% 올랐다. 육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겹살(100g)은 2천711원, 한우 안심(100g)은 1만4천100원으로 각각 18.5%, 13.5% 올랐다. 이밖에 복숭아(10개)는 2만2천748원으로 1년 사이 30% 가까이 상승했으며 꽁치(5마리)는 6천186원으로 약 70%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석 전까지 지급하겠다고 밝힌 재난지원금까지 물가 상승 여파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석 전에는 항상 공급 부족으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있는데, 이번 추석은 재난지원금 여파로 물가가 더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선제적인 수입 물량 확대와 물가안정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도 재난지원금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이어 2% 중반을 웃돌며 예상보다 상승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난지원금이 물가 상승률 오름세에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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