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들을 도우며 어둠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
희망의멘토위원회 허미숙 위원장(59)는 지난 6년간 범죄 피해자들을 도우면서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있다. 허미숙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희망의멘토위원회는 성남수정경찰서 협력 자원봉사 단체로, 범죄 피해자들에게 신체ㆍ정신적 치료, 취업알선 등의 지원을 위해 지난 2015년 발족했다.
허 위원장은 30여년 동안 청소년ㆍ여성ㆍ노인 문제 등 많은 영역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헌신해왔다. 범죄 피해자를 돕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허 위원장은 희망의멘토위원회 창단 멤버이자 총무로 활동을 시작했다. 열정적인 활동이 계속되면서 지난 2017년부터 2ㆍ3ㆍ4대 위원장을 연이어 역임하고 있다.
허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맡은 4년간 희망의멘토위원회는 단순 피해자 구제에 국한하지 않았다. 사건이나 신체적인 치료가 마무리되고 나서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피해자들의 삶 속에 있는 아픔을 나누며 활동의 범위를 넓혀 왔다. 강간 피해자를 위해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이사를 지원한 일도 적지 않으며, 범죄 피해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는 사비로 생활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가정폭력으로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며 병원들과 제휴를 맺어나갔다.
피해자들의 가족을 보살피는 일도 희망의멘토위원회의 일로 자리 잡았다. 허 위원장은 “한 피해자에게 5남매의 자녀가 있었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렀고, 경찰 박물관으로 현장견학을 다녀오거나 식사를 같이하며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지난 6년간 말 그대로 ‘희망의 멘토’로 많은 피해자를 도우며 살아왔다. 하지만 희망의멘토위원회 활동을 두고 ‘자원봉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범죄 피해로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던 사람들을 도왔지만, 결국 스스로 극복하고 자신들의 인생을 찾는 피해자를 보며 인생에 대한 의미를 배우고,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허 위원장은 “가정폭력부터 강간에 이르기까지 범죄는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이겨내기 어려운 일”이라며 “법적인 절차 해결을 돕는다고 그들의 아픔까지 치유할 수는 없다. 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봉사활동의 영역이 아니라 동행의 영역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현재는 코로나19로 확산으로 활동이 잠시 중단됐지만, 2단계로 낮아지면 활동을 다시 시작해 힘이 닿는 데까지 피해자들과 어려움의 길을 함께 헤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해 보였다.
성남=진명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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