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전에 잡아둔 예약이라 안 올수도 없고,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왔습니다.”
13일 오후 12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길병원 앞. 진료를 위해 온 50대 A씨는 연신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A씨는 “오는 길에 뉴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걸 봤는데, 안 올 수가 없어서 가는 곳마다 손소독을 하고 마스크도 더 밀착해 쓰고 있다”고 했다.
이날까지 30명의 확진자가 나온 길병원은 곳곳에서 불안감이 엿보인다. 출입구에서의 방문객 통제는 더욱 강화했고, 환자들도 진료를 마치면 걸음을 재촉해 병원을 빠져나온다.
암센터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씨는 “평소보다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며 “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검체검사를 받았는데, 환자들 입장에서도 불안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길병원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확진자가 나온 과의 진료를 모두 취소한 상태다. 의사들 역시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이 문자와 전화를 통해 진료 취소를 안내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문자를 보지 못한 채 병원에 왔다가 헛걸음을 하는 환자도 속출했다.
60대 C씨는 “버스타고 1시간이나 걸려서 왔는데, 왜 진료를 못해주겠다는 거냐”며 “진작부터 예약해둔 건데, 나는 언제 진료를 받을 수 있는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길병원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방역수칙을 더욱 강화하고,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흡연실 출입도 제한하고, 휴게실도 폐쇄하는 등 환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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