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기대했는데…추석 후폭풍에 ‘망연자실’

‘위드코로나’라는 한 줄기 희망을 기다리던 소상공인들이 절망감에 빠졌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 3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추석 연휴 이후 일일 확진자수가 3천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하루 3천200명대까지 치솟는 등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정부는 이달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소상공인들은 지금같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남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43)는 “확진자 수가 또 늘어나니까 최소 2주간은 사적모임을 취소하라고 발표했는데, 소상공인들을 말려죽이려는 것”이라면서 “이번 주부터는 또 얼마나 사람이 없을지, 위드 코로나는 시행될 수 있을지 눈앞이 깜깜하다”고 푸념했다.

수원에서 PC방을 운영하는 B씨(38)는 “3달 가까이 4단계를 시행했는데도 전혀 나아지는 게 없다면 이젠 자영업자들을 놔줘야 한다”며 “코로나19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이제는 자영업자들을 살려야 한다”고 위드 코로나의 차질 없는 적용을 촉구했다.

실제로 거리두기 4단계가 3개월 가까이 진행되면서 소상공인들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거리두기 4단계를 실행했던 지난달 수도권 등의 자영업자 4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자영업자 평균 매출은 53% 수준에 불과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호프집으로 무려 매출의 87%가 감소했다. 음식점(62%)과 카페(48%), 편의점(26%) 등도 모두 큰 폭으로 매출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의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경각심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제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줄어들고 있는 점과 백신 접종률 상승 등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생활로 다시 돌아가자는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면서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방역의 고삐를 졸라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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