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유명한 우화다. 전 세계인이 모두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이 우화를 통해 가르치고자 했던 것은 개미와 같이 열심히 삶을 살아가라는 교훈이다. 그러나 우리는 창의적 발상을 하고 자신의 삶을 유희하듯 살아가는 이들이 시대를 이끄는 모습을 마주하고 있다. 과거 어린 학생들의 꿈은 대개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되는 선생님, 회사원, 공무원, 혹은 사업가 정도였는데 이런 꿈의 유행은 이후 연예인, 스포츠 선수로 바뀌었고 지금은 유튜버로 바뀌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개미는 열심히 일하지만 자신의 삶을 유희하지 못하고 일만 하면서 넉넉하지 못하게 살아간다. 반면 베짱이는 저작권료를 받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유희하듯 일하며 많은 이들에게 동경과 부러움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이렇듯 우리가 직면한 세계는 과거의 절대적인 가치가 더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창의적인 융합과 복합의 발상이 새로운 세계의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과거 세계를 이끌었던 굴지의 기업들은 이제 스마트한 기술력에 무장된 새로운 산업군을 이끄는 IT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잃고 있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세상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발상과 문화적 가치를 기반한 융합과 복합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 교육의 가치도 변화하고 있고 대학의 교육도 융합과 복합을 기반한 새로운 인재교육 패러다임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새로이 도래한 ‘베짱이의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부지런함의 가치만을 설파해서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융합과 복합의 시대에 실로 능력 있는 ‘베짱이’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기반한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체계일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면서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유희하고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베짱이들을 양성하는 것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됐다.
그렇다면 이런 ‘베짱이’를 위한 교육의 기반이 갖춰져 있는지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개미의 덕목’만을 강요해서는 ‘베짱이’의 삶을 동경하는 많은 학생에게 우리의 공교육은 외면받을 게 분명하다. 문화와 예술을 기반한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는 인재교육에 우리는 더욱 투자하고 예술교육 현장에서도 경직된 도제식 엘리트 교육을 벗어나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 ‘베짱이의 시대’를 인정하고 다양한 학문과 예술이 자연스레 융합과 복합이 이뤄지는 교육환경이 더욱 절실한 지금이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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