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6일째 네자리수를 이어가며 요일별 최다 확진자 기록까지 연일 경신되는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펜션에 모여 음주가무를 즐긴 현직 경찰 10명이 무더기로 당국에 적발됐다.
방역수칙 위반에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할 경찰이 되레 방역 고삐가 풀린 모습을 보이면서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남부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안산단원경찰서의 한 지구대 순찰팀 10명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A 팀장(경위)을 비롯한 순찰팀 10명은 지난 28일 야간 근무를 마친 뒤 비번일인 29일 대부도의 한 펜션에서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어긴 채 술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오후 8시52분께 경찰은 ‘여러 명이 모여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소란스럽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이들 모두 현장에서 적발됐다.
A 팀장은 단합을 목적으로 모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경찰은 먼저 해당 직원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안산시에 통보해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게 할 방침이다. 또 김원준 경기남부청장이 꾸준하게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해온 만큼 지시 불이행 등을 적용, 강경한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사회필수인력으로 분류돼 지난 4월 말부터 다른 국민보다 우선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으며, 단체로 술판을 벌인 A 팀장 등 10명도 모두 2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 안산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따라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인원이 백신 접종자 포함 최대 6명(미접종자 2명)으로 제한된다.
공공질서 확립을 위해 백신 접종에도 우선권을 부여받았지만, 방역 최일선에서 규범을 수호해야 할 경찰이 되레 기강을 훼손한 셈이다.
이민수 안산단원경찰서장은 “지휘관으로서 이 같은 비위가 생긴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문제가 된 직원들에 대한 향후 조치와 징계 절차가 진행될 동안 근무에서 제외할지 등 여부는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해명했다.
경기남부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관계자는 “확진자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방역수칙 위반 신고에 대응해야 할 경찰이 잘못을 저질러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며 “그간 방역수칙 교육을 비대면으로 해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경찰에 대한 교육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강화하는 등 경각심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문제의 펜션 업주에 대해서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 안산시에 통보했다.
양휘모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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