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작지만 소중한 어머니의 뜻을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 주민 오명자씨(49)는 지난 29일 라면 60박스를 들고 상록구청 산하 일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씨가 라면을 들고 복지센터를 찾은 이유는 5녀1남의 막내로 태어난 그가 지난 추석을 하루 앞두고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고 이용예씨)와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충청도에서 태어난 오씨의 친정어머니는 안산으로 시집와 상록구 일동에서 30년이 넘도록 식당을 운영하며 살았다. 오씨는 “규모가 작은 식당이지만 식당 일이란 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서 어려움이 많아 엄마는 늘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 모습이 자식으로서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늘 어려운 사람이 찾아오면 따듯한 밥 한 그릇 챙겨 주시던 따듯한 분이셨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던 가운데 최근 집안에서 넘어져 거동이 불편해 병원 치료를 받던 어머니가 폐렴 증세를 보이다 한가위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오씨는 “살아생전 어머니 본인도 넉넉하지 못했지만 당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꼭 어머니의 마음을 이웃에 전하고 싶었다”며 기부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부한 라면은 어머니 제2의 고향인 일동에서 파지를 줍는 등 어렵게 생활하는 어른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송해근 일동장은 “고인의 뜻을 잊지 않고 귀한 물품을 일동복지센터에 기부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가슴 뭉클한 사연에 감동했고, 두 모녀의 따뜻한 이웃 사랑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오씨에게 감사장을 전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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