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호 디자이너, 경기도무용단과 첫 작품…‘경합’ 10월3일까지

지난 29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도무용단과 정구호 연출가가 함께 만든 무용극 '경합'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제공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경기도에서 첫 무용극에 나섰다. 경기도무용단과 함께 조선후기 예인(기생) 양성교육기관이었던 ‘권번’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아름다운 경쟁을 그려내기 위한 도전이다.

그는 지난 29일 프레스콜 현장에서 “과거 권번에서 배출된 예인들이 지금의 한국무용을 만들고, 오늘날의 K-POP 스타를 배출하는 밑거름이 됐으리라 생각한다”며 “그동안 기생을 주제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선 권번을 즐거운 공간보단 슬프고 한이 서린 공간으로 표현했다. 이번 작품은 교육기관으로서의 권번을 기반으로 소녀들 간의 아름다운 경쟁을 그려냈다”고 소개했다.

경기아트센터는 30일 경기도무용단 레퍼토리 시즌 신작 <경합(競合): The Battle>을 대극장에서 개막했다. <경합>은 수원 권번에서 예인이 되기 위해 춤과 노래, 그림, 서예 등 다양한 교육을 받는 10대 소녀들의 모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의상은 물론 연출과 무대, 소품, 조명까지 공연의 모든 비주얼 요소는 정구호 디자이너가 총괄했다.

지난 29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도무용단과 정구호 연출가가 함께 만든 무용극 '경합'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4). 경기아트센터 제공
지난 29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도무용단과 정구호 연출가가 함께 만든 무용극 '경합'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제공

90분간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선 한옥 문살 무늬와 전통 좌등으로 꾸며진 무대 아래 형형색색 화려한 한복 등이 배치돼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막과 장에 따라 군무는 정교하게 구성, 역동적이면서 부드럽게 이루어졌다. 특히 주인공 ‘연희’(이예닮)와 ‘초희’(이나리)를 필두로 두 팀이 춤 경합을 펼칠 때의 군무가 돋보인다. 안무는 최진욱 경기도무용단 상임안무가와 정보경 협력안무가가 맡았다.

<경합>의 하이라이트는 2막 ‘배움의 길은 끝이 없네’의 장구춤 연습 장면, 3막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의 춘앵무(연희 팀)ㆍ검무(초희 팀) 장면 등이 꼽힌다. 전통음악(작곡 유인상)과 현대음악(작곡 김재덕)도 조화를 이루며 우아하고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구호 연출가는 “수원 권번에서 소녀들이 예인으로 육성되며 성숙해지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한국무용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려고 경기도무용단과 함께 한 작품”이라며 “현대의 전통화, 전통의 현대화를 추구해 만든 작품인 만큼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공연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3일까지다.

지난 29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도무용단과 정구호 연출가가 함께 만든 무용극 '경합'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6). 경기아트센터 제공
지난 29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도무용단과 정구호 연출가가 함께 만든 무용극 '경합'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제공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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