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덕 경기도무용단 예술감독 “K-무용, 세계로 뻗어나갈 것”

김상덕 예술감독

돌고 돌아 다시 왔다. 경기도무용단을 이끌게 된 새로운 리더, 김상덕 신임 예술감독 이야기다.

1993년 경기도무용단이 창단할 당시 첫 공연을 올리는 데 함께했던 그는 지난 14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연이 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경기도무용단 예술감독으로서 K-무용을 널리 알리고 다양한 레퍼토리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첫 소회를 전했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그가 ‘중앙’에서 ‘지방’ 행을 택하면서 고민이 없었을 리 없다. 경기도민을 위해 어떤 작품을 만들지, 또 경기도만의 이야기를 세계에 어떻게 전파할지, 그러한 생각들이 연신 들었다고 했다.

지난달 취임한 후 한달여 시간이 지나는 동안 고민은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엔 어느 정도의 방향성이 나온 상황이다. 첫 작품은 동서양의 콜라보레이션이 준비된다.

김상덕 감독은 “우리 전통 클래식과 서양의 클래식이 만나는 작품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무용단 창립 이래 최초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합동 공연을 준비 중”이라며 “사계(四季)를 주제로 감각적 무대, 우리의 특색을 살린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구상 단계지만 내년 4월께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다소 난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그는 ‘남녀노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세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단 첫 작품만의 얘기는 아니다.

김 감독은 “길 가는 사람 10명을 붙잡고 ‘한국무용 공연을 봤냐’고 하면 9명은 보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영화를 봤냐’고 하면 9명은 봤을 것”이라며 “왜 공연장에 가는 일은 어려울까 꾸준히 고민했다. 결론적으로는 ‘예술가가 원하는 작품’보단 ‘관객이 원하는 작품’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타타>나 <나는 무용수다>같은 관객 참여형 공연, 20ㆍ30 관객을 잡을 수 있는 트렌디한 공연, 어린이들이 친숙하게 전통 예술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 공연 등을 다양하게 발굴하고 기획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무용단의 비전은 ‘K-무용단’이라는 큰 틀로 움직일 전망이다. 경기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경기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세워 결국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포부다.

김상덕 감독은 “중앙 무용단과 지자체 기반 무용단이 규모나 시스템은 사실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운영방식에선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단체지만 단원들이 젊고 열정이 가득하며 싱그러움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의 특징을 살려 전국적,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성장해 경기도민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 무용은 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동적인 부분이 많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슬픔과 많은 흥을 갖추고 있느냐”며 “춤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키는 현대 문화가 한국 무용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믿고 보는 K-무용단’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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