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훈련 여건 열악에 따른 전국체전 부진 이유 알고도 대안 없이 방관
“벌써 몇십년째 수영 때문에 서울에 진다는 소리만 반복하는 지…. 이정도 되면 대책을 만들때도 되지 않았나요.”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첫 고등부만으로 치러진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에서 경기도가 금 55, 은 52, 동메달 77개로 서울시(금75 은47 동50)에 금메달 20개 차로 크게 뒤지며 2위에 머물렀다.
완패의 원인으로 수영 종목의 부진이 거론되자 도내 수영계에서는 경기도가 서울시에 크게 열세를 보이는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매년 반복되는 ‘수영탓’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마련을 못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체육회 등을 원망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경기도 고등부 수영은 금 1, 은 11, 동메달 9개를 획득했다. 반면 서울시는 수영서만 금메달 24개(은12 동9)개로 전체 획득 금메달의 30%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도 수영은 금메달 수만 놓고 볼 때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11위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수영계에서는 육상(45개)과 더불어 가장 많은 49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서 경기도가 서울시에 매년 이 같은 ‘완패’를 반복하고 있는 이유를 50m 정규 훈련장 부족과 기존 시설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등의 훈련환경 열악,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터즈대회 미개최, 전문 지도자들에 대한 각종 근무여건 제약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전문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수영장이 도내에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 마저도 동호인들의 이용시간과 겹쳐 지장을 받고 있고, 화성시와 안양시에 있는 학생수영장 역시 타 지역 선수들은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경기체고 수영장도 외부 개방이 안됨에 따라 대다수 선수들이 25m 사설 수영장에서 훈련하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전문 지도자들이 근로기준법 적용으로 많은 시간 지도를 못하고 대회 출전조차 제약을 받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며, 교육감배 유소년 마스터즈대회와 교육지원청별 교육장배수영대회 등이 전면 취소된 것도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경기도에서는 매년 많은 수영 유망주들이 육성되고 있으나 훈련장 부족으로 서울시를 비롯한 타 지역으로의 우수선수 유출이 심각하다. 대표적인 예가 수원시 출신으로 중학교 때 전국소년체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보다 나은 훈련여건을 찾아 서울시로 전학, 박태환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 이번 대회서 5관왕에 오르며 MVP에 뽑힌 황선우(서울체고)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도교육청과 도체육회는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제2의 박태환ㆍ황선우’를 키워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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