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지나간 삶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 위로받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식만 하며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순 없다. 지난날의 상처를 위로하고 이겨내는 메시지를 담은 시집이 출간됐다. 강영일 시인의 <별을 품은 사람들의 시간여행>(지성의샘刊)이다.
강영일 시인 역시 과거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시인이기 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한 학교의 교사였던 그는 8년 전 사고로 대학생 새내기였던 딸을 잃고 사고 5개월 후 발생한 세월호 사태로 많은 학생이 죽어가는 것을 봤다. 연달아 일어난 사고에 삶과 죽음에 대한 허망함을 느꼈고 이에 대한 성찰의 시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강영일 시인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 세상의 모든 만물을 죽거나 사라진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며 “당시 사건으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얼마나 두려워하고 공포에 떨어야 하는지, 당시 심정이 어땠는지 써내려갔다”고 시집에 대해 설명했다.
시집은 ▲사랑과 이별 ▲용서와 화해 ▲화합과 미래 등 3부로 구성돼 ‘보통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인이 시를 통해 말하는 보통사람은 상처의 아픔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고 가족을 잃는 아픔이 없는 등 인생에 아무런 사건, 사고, 상처가 없는 사람들이다. 강영일 시인은 “나는 우리가 모두 ‘보통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삶을 돌아보니 나는 이미 보통사람이 아니었다”며 “보통사람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느꼈다”고 설명했다.
강 시인은 1부 ‘사랑과 이별’에서 이별의 상처에 대해 말하면서 동시에 사랑에 관한 시를 쏟아낸다. 슬픔을 중화시키듯이 이별로 인한 상처에 아픔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사랑을 선택한 것이다. 2부 ‘용서와 화해’에서는 자신을 미워했던 사람들과 화해를 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힘들었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미움까지도 포용하는 것이 강영일 시인이 말하는 과거의 상처를 이겨내는 방법이다. 3부 ‘화합과 미래’에서는 그에게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던 힘을 알려주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배우고 깨달았던 것들을 쏟아낸다. 강영일 시인은 “누구나 상처가 있고 살아가면서 시련을 겪기도 한다”며 “아픔을 이겨내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역경이 지나가면 즐거움이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아픔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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