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황무성 사직 강요'ㆍ'곽상도 컨소시엄 무산 중재' 대장동 특혜 의혹 전방위 수사 착수

검찰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직 강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전 공사 기획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황 전 사장 사직 강요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지난 24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이 후보 또는 화천대유자산관리,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관계자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공개한 2015년 2월6일자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의 녹취록을 보면 유씨는 “정 실장”을 8번 언급하며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다. 여기 등장한 ‘정 실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최측근이던 정진상 정책실장으로 추정된다.

이에 황 전 사장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시장님 이야기입니다”라며 재차 사퇴를 촉구한다.

황 전 사장은 사퇴 압박 이후 같은해 3월 초 임기를 절반도 못 채우고 사퇴했다.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은 유동규 전 사장이 주도했다.

이와 관련,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황 전 사장에게 연락해 사퇴 종용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져 말맞추기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또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 곽상도 의원이 도움을 준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화천대유는 하나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외에 산업은행 컨소시엄도 참여했는데 여기에는 A사 관계사인 B 사가 포함됐다.

검찰은 당시 A사 최고위 관계자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측에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무산시키고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함께 하자고 제안한 정황을 포착했다.

컨소시엄이 깨지면 사업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김만배씨가 급하게 곽 의원에게 부탁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깨지는 걸 막았다는 것이다. 김 회장과 곽 의원, 김씨는 성균관대 동문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곽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제기된 의혹들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찰이 압수한 유동규 전 사장 휴대전화 속에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텔레그램 비밀번호를 확보하지 못해 아직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

유 전 사장 측 변호인은 수감 중인 유 전 사장을 접견해 비밀번호를 받은 뒤 다음 포렌식 때 경찰에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유 전 사장이 입을 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경찰은 다음 포렌식을 할 때까지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 등 다른 데이터 복구·분석 작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편 유 전 사장에 이어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두 사람의 구속영장도 금명간 청구될 예정이다. 구속기소된 유 전 사장의 첫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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