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옹진 학교 관사 대기자 올해 200명 넘어…섬 기피현상 심화

인천 강화·옹진군의 학교 관사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도서·벽지 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강화·옹진 지역의 교직원 수는 832명인데 반해 해당 지역 내 관사 수는 95곳, 564가구에 그친다. 이미 관사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넘어선 셈이다.

옹진과 강화는 도서·벽지 교육진흥법의 적용을 받는 지역으로 교원에 대한 주택 제공을 다른 인프라 제공에 앞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 섬 지역인 옹진은 배편이 많지 않아 출퇴근이 불가능하고, 강화 역시 지리적으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 같은 주택 제공이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강화·옹진 지역의 관사 부족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강화·옹진지역의 관사 대기자 수는 2019년 132명에서 2020년 167명, 지난달 기준 208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최근 강화로 발령을 받은 신규교사 A씨는 관사 입주를 희망했지만,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원룸을 구해 생활하고 있다. A씨는 “강화읍 월세가 1개월에 40만~50만원이라 사회초년생으로서 경제적인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처럼 교사들의 기피 지역인 도서벽지 학교에 관사까지 부족하다보니 시교육청이 교사 기피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사 B씨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강화·옹진으로 발령이 나면 어디서 살아야 할지부터 걱정할 정도”라며 “뜻 있고, 능력있는 교사들이 도서벽지 학교에 오래 다니고 싶어도 불안정한 주거상황 때문에 쉽지 않다”고 했다.

강화·옹진 지역 학교들 역시 관사가 부족해 병가나 휴직에 따른 교사 인력난을 겪더라도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는 도서벽지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서·벽지 학교 기피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내 유휴시설을 이용해 관사로 사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며 “특히 강화군에는 공동 관사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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