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박물관만들기 프로젝트 추진…파주시민네트워크 김성대 준비위원장

“인구 규모 50만명에 육박하는 파주시에서 발굴된 각종 형태의 유물이 아이러니하게도 파주에 없습니다. 이를 수용할 박물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구한 파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지키기 위해 지난달 출범한 ‘파주시민네트워크’의 김성대 준비위원장(42)은 “각종 개발로 땅속 깊이 숨겨진 역사를 찾아내 ‘애향’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덧입히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서고 미술교사로 재직 중인 김 준비위원장은 어릴 적 서울에서 살다가 파주가 운정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지난 1984년 이사 왔다. 그가 파주박물관건립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0년 전이다.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파주에서 전공을 살려 우리마을예술학교를 발족해 운영하던 지난 2012년부터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마을공동체를 지향하는 우리마을예술학교는 비영리단체로 융합미술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를 꿈꿨다.

김 준비위원장은 “학생 등의 흥미가 융합미술에 머물지 않고 파주역사와 문화로 확대되자 파주지역 각종 유물 들여다보기에 이르렀다”며 “그런데 발굴된 유물은 타지역으로 이미 유출되는 등 파주 역사를 설명할 실물이 없었다. 그래서 2019년부터 파주박물관만들기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한 박물관은 도시재생 및 마을공동체사업과 연계해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처럼 마을행정복지센터에 작은 전시관을 조성, 동별로 마을 이야기와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는 것을 목표다.

하지만 2년째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행정복지센터 측이 공간협소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더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결국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파주시민네트워크가 출범하게 됐다. 각계각층에서 참여의사를 밝힌 회원만도 70여명에 이른다.

지난 1966년부터 지금까지 파주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어림잡아 10만여점, 이중 국가 등록유물은 7천여점 정도다. 당장 전시 가능한 유물만도 구석기에서 근대까지 1천700여점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이 없어 모두 타지역으로 유출, 파주에서 감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성대 준비위원장은 “유물안내판설치, 공공장소에 작은 전시대 및 전시관설치, 현장활용, 박물관 설립청원 등 4단계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시민이 원하고 살아 있는 시립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파주시에서 시민공론장을 빨리 운영하기를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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