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소각장·상하수도 등 증설 설계 시급…백령공항 건설로 인한 관광객 수요 반영

인천 옹진군이 백령도에 소각장 및 하수도 시설의 증설을 추진 중이나 백령공항 건설로 인한 관광객 수요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령공항 사업이 본격화하는 만큼 이를 포함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인천시와 옹진군 등에 따르면 군은 오는 2023년까지 백령도 솔개지구에 있는 백령소각장의 처리량을 1시간당 500㎏에서 900㎏으로 늘리는 증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진촌공공하수처리장의 1일 처리용량을 560t에서 790t으로 늘리는 증설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안팎에선 이들 증설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설 공사 등을 길게는 오는 2030년을 목표로 추진하면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백령공항 건설로 인한 관광객 수요 등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 기획재정부의 제6차 국가재정평가위원회는 백령공항 건설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다.

군은 현재 백령소각장에 대한 증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과 군인 등 1만명에 대한 수요만 반영한 상태다. 백령공항 건설 이후 주변에 각종 리조트 등이 들어서면 지금의 3배가 넘는 관광객이 몰릴 만큼, 또다시 증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군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할 진촌공공하수처리장에 대한 증설 공사도 그동안 공공하수도가 닿지 않던 진촌3리, 5리 등 일부 마을에 한정해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추가로 관광시설 등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검토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시와 군은 백령공항을 건설했을 때의 관광객 유입 인구를 오는 2030년 기준 39만7천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방문한 12만7천명보다 약 3배가 많은 수치다. 이와 함께 백령도 일대에 66만㎡의 골프장, 리조트, 면세점을 세우는 등 대규모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소각장과 하수도 등 기반시설은 설계부터 준공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군이 미리 기초적인 설계를 짜고 부족분 등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백령공항 준공 뒤 처음부터 설계하면 이미 많아진 수요를 처리할 수 없어 관광객의 방문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신영희 군 부의장은 “당장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반영할 수 없더라도 관광객 수요 증가가 거의 확실한 만큼, 군이 지금부터 증설을 위한 부지와 증설량 등을 미리 검토해 놓는 등 전반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5년간의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등을 지난해 환경부에 승인받을 때는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불투명해 미처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예상 관광객 수요 조사 등을 통해 수요 증가분을 증설 계획에 수정·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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