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셋, 혁신 초·중·고등학교 재학... 모둠 토론·학생회 주도 체육대회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감 높여, 혁신학교는 공부를 안 한다는 오해
경험해 보지 못해 생기는 편견일 뿐
마스크가 일상이 된 2021년인 지금, 저는 10년차인 학부모입니다. 고등학생인 큰딸과 중학생인 둘째 딸 그리고 초등학생인 막내딸까지, 세 딸을 둔 초ㆍ중ㆍ고 학부모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혁신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글로 적고 보니 초ㆍ중ㆍ고 학부모라는 사실과 10년이라는 세월이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이렇게 아이가 셋이다 보니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큰아이 입학을 시점으로 학교 내외에서의 다양한 교육활동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 부모로서의 길에 들면서, 내 아이를 위한 삶으로 인생 30년 계획을 세울 정도로 ‘헬리콥터 맘’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부터 베이비교실을 다니며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나름의 준비 과정을 겪게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런 과정이 진정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의 걱정과는 달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인간상으로 세우고 다양한 교육 혁신을 추진하는 혁신공감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친구들과 다양한 경험으로 학교생활에 즐거워하며 아침마다 신나게 학교 가던 아이들의 모습에서 저의 걱정은 사족에 불과했음을 문득문득 느끼게 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무렵 1ㆍ2교시 붙여서 하는 블록수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이 80분 수업을 어떻게 할까’라는 걱정과 아직 어린 학생들이 모둠 활동 수업이 가능할까 등 학부모들 사이에선 걱정의 소리가 높았지만, 학부모 참관 수업을 통해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내용을 기반으로 모둠별로 다시 아이들끼리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습의 효과가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됐고, 같은 내용이지만 한 번 더 고민하며 학생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이런 모둠 토론과 경험들이, 과정에서는 힘들지만 결국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수업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모둠 토론을 해서 인지 아이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생각을 분명하게 말할 줄 알게 됐습니다. 의견이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또 일주일에 한 번씩 고학년이 저학년 반에 내려와서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들끼리 정을 쌓는 모습도 신선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굳이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 안 해도 아이들이 책을 스스로 읽어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아이가 혁신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자율동아리인 댄스동아리를 선배들과 만들고, 열심히 활동하고, 학생회 활동을 통한 학생 자치 활동에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며 자신감을 높여갔고 스스로 선택한 각종 대회에 나가서 상도 많이 탔습니다.
또 체육대회 등 각종 학생회 주도의 학교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학부모들과 체육대회를 구경하러 갔다가 아이들이 처음에 우왕좌왕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선생님들이 정해주면 간단한 일을 왜 복잡하게 할까’라고 학부모들끼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학생회에게 끝까지 맡겼고, 아이들은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자기들이 만든 규칙과 방식으로 체육대회를 무사히 끝냈습니다. 처음에 걱정했던 우리들의 생각과 다르게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까지 모두 만족하는 체육대회가 됐습니다. 선생님들의 이런 교육 혁신에 대한 노력은 우리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주는 성공 경험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매우 즐거워한다는 사실에 혁신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혁신학교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경기혁신교육은 ‘학생들이 행복하고 당당하게 삶의 주체가 돼야 마땅하다’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학부모들을 위한 부모교육을 빠지지 않고 참석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제 교육 가치관과 제가 전혀 다른 교육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엄마가 모든 것을 다 해 줘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교육에서 행복이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 후, 저의 교육 가치관은 ‘행복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기다릴 줄 아는 학, 부모가 됐습니다.
지금도 가끔 혁신학교는 공부를 안 한다는 오해를 받습니다. 처음부터 혁신공감학교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지금은 혁신초ㆍ중ㆍ고를 보내는 학부모로서, 그리고 나름의 방식으로 혁신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다양하게 하게 참여하며 이런 오해들이 경험하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함에서 온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주변의 학부모님들과 이런 경험과 배움을 나눠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빠른 교육과 사회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느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가 가져야 할 가치는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 창의적인 생각, 소통과 공감이라고 합니다. 급격히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요? 스스로 판단해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10년 전 공익광고에 나온 “부모는 멀리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고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이 말처럼 아이들이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꿈을 이룬 행복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학, 부모로서 응원하겠습니다.
고희정 학부모(군포 부곡중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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