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벌매 8천497마리 이동 확인…관측 시작후 최대 규모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벌매 8천497마리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국립생물자원관은 올가을 인천 소청도에서 맹금류 이동조사를 한 결과 벌매의 이 같은 이동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벌매는 전국 전역의 숲 가장자리나 초지에서 볼 수 있는 수리과 조류다.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자원관은 이번 조사에서는 벌매(80.6%)를 비롯해 말똥가리527마리(5%), 새호리기406마리(3.9%) 등 모두 18종의 1만545마리 맹금류가 소청도를 거쳐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자원관이 지난 2019년부터 소청도에서 맹금류 조사를 한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벌매의 집단 이동은 국내 최대 이동 기록이다. 앞서 자원관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3천425마리(벌매 1천466마리)와 2천293마리(벌매 951마리)를 확인했다.

자원관의 조사에서 맹금류의 전체 마릿수는 지난 9월10일 첫 조사에 79마리를 관찰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달 26일에 2천32마리로 크게 증가했고, 다음 날인 27일에 2천286마리로 가장 많은 수의 개체를 확인했다.

종별 이동 시기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벌매는 9월10일 첫 이동을 확인한 이후 같은달 27일 하루 최대 무리(2천245마리)를 확인했다. 말똥가리는 벌매보다 늦은 지난달 1일 첫 이동을 확인했고 같은달 12일에 하루 최대 무리(273마리)가 보인 상태다.

시간대별로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가장 많은 수가 이동했으며, 자원관은 이 시간대에 전체의 절반 이상(약 58%)을 관찰했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위치한 옹진군 소청도는 벌매의 국내 최대 이동지역이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맹금류 조사에 최적의 장소”라며 “지속적인 조사와 생태 연구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맹금류의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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