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버스에 파업의 그림자(경기일보 3일자 6면)가 짙어지고 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9일 소속 사업장 5곳에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 찬성률 6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쟁의행위 가결에 따라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버스업체 노조는 총 23곳으로 늘어났다. 이번 투표에는 경기공항리무진ㆍ수원여객ㆍ남양여객ㆍ삼영운수ㆍ서울여객의 전체 조합원 1천921명 중 1천462명이 참석했으며, 1천330명이 찬성했다.
경원여객ㆍ태화상운ㆍ백성운수 조합원도 이날 투표를 실시했으나, 경원여객ㆍ태화상운의 경우 투표에 과반이 참석하지 않아 불성립됐다. 백성운수는 찬성률 81.7%로 투표가 가결됐지만, 아직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지 않아 파업권이 확보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쟁의행위가 가결된 업체 23곳의 총 조합원 수는 7천192명으로, 차량 대수로 따지면 경기도 전체 버스의 44.2%(4천559대)를 차지한다.
노조는 지난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했고, 오는 15일 사측과 1차 조정회의를 진행한다. 지노위의 조정기한은 신청일로부터 15일인데, 그 사이 진행될 두 차례의 조정회의가 모두 결렬되면 노조는 이달 1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다만 이날은 수능 전날로, 노조는 교통 수요 등을 고려해 파업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노조는 ▲1일 2교대제 근무 형태 변경 ▲다른 수도권 대비 월 50만원 적은 임금 격차 해소 ▲민영제 노선에 준공영제 도입 ▲승급 연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기천 경기지역자동차노조 위원장은 “버스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사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강경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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