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함께 나눠요…농가돕기 ‘구슬땀’, 농민 ‘활짝’

농업인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파인다육 내 비닐하우스에서 농협 용인시지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 자원봉사자들이 다육 묘판 정리하고 있다.조주현기자
농업인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파인다육 내 비닐하우스에서 농협 용인시지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 자원봉사자들이 다육 묘판 정리하고 있다.조주현기자

“일손을 거들어주신 덕분에 큰 시름을 덜어냈습니다”

농업인의 날(11월11일)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과 한파로 얼어붙었던 경기도내 농가에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확에 차질이 없도록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힘을 보태는 기관과 단체들의 온정이다.

10일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위치한 파인다육 농장. 오전 10시가 되자 자원봉사에 나선 대한장애인체육회, 농협 용인시지부 직원 18명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날 진행된 작업은 생육 정도에 따라 적절한 온도의 비닐하우스로 다육 묘판을 옮기는 일로 일종의 다육식물 월동준비다.

다육 묘판을 옮겨야 하는 곳은 100여m 떨어진 비닐하우스. 10㎏ 가까이 되는 300개의 다육 묘판을 옮기기 위해 참가자들은 5~6m씩 떨어져 서로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8℃ 정도 되는 쌀쌀한 날씨에도 봉사자들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혔다. 일손돕기에 참여한 대한장애인체육회 소속 오민주씨(25ㆍ여)는 “힘은 들지만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손돕기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파인다육 조보연 대표(62)는 “농장의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데, 일손은 구하기 어렵고 걱정이 많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같은 날 연천 백항면 노곡2리에 위치한 인삼밭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20여명의 농협 연천군지부 임직원 등 봉사자들의 바쁜 손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내년 봄 수확을 준비하기 위해 1년간 자란 인삼들을 보호하던 차양막 등을 철거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진행되는 작업임에도 봉사자들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농장주 임진규씨(60)는 “혼자 하면 열흘을 해도 못할 작업량을 하루 만에 끝냈다”면서 “올겨울은 아무 걱정 없이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경기도내 농가들은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역대급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날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농업ㆍ제조업 등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E-9 비자를 소지한 국내 체류 인원은 2019년 27만6천553명에서 올해 21만9천570명(7월 기준)으로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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