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안전검사에도 곳곳 ‘흔들’ 사각지대
인천지역 어린이놀이터 내 낡은 놀이기구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7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A아파트 놀이터. 아이들이 오르내리는 조합놀이터 원목 계단이 낡아 틈이 벌어진 채 뒤틀려 있다. 아파트 사이로 바람이 불어오자 녹이 슨 시소가 타는 사람도 없이 좌우로 흔들린다.
아파트 주민 A씨(56)는 “손녀가 3살인데, 시소를 타려다 흔들리는 걸 보고 위험해서 내려온 적이 있다”며 “어른들은 위험을 알수 있지만, 아이들은 모른 채 타다 다칠까 무섭다”고 했다.
이날 오후 남동구 만수동의 B아파트 놀이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네를 매달은 이음새는 녹슬어 붉은색으로 변했고, 아이 여럿이 오르는 철봉도 페인트칠이 벗겨진 채 울퉁불퉁한 쇠를 드러내고 있어 자칫 상처를 입기 좋은 모습이다.
현행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상 놀이터의 관리주체는 2년마다 정기시설검사를 받아야 하고, 1개월에 1번씩 안전점검을 해 놀이기구의 연결상태나 노후·청결·파손상태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현장은 정기검사와 안전점검을 모두 통과했지만, 곳곳에 사고 위험이 불거진 모습이다.
서류와 현장의 괴리가 큰 건 관리 주체가 제각각인 데다 비용 등을 이유로 허술한 관리감독을 하고 있어서다.
놀이터는 특히 전체 사고 중 70% 이상이 중대사고일 정도로 끼임·떨어짐으로 인한 어린이중대사고 비율이 높은 만큼 제대로된 관리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어린이놀이시설협회 관계자는 “개인의 자율에 맡겨놓는 안전점검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자치단체가 법적 안전점검 기준을 철저히 지키도록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현장 안전점검에 대한 관리·감독에 힘쓰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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