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고, 항의하고’…위드코로나 음주운전 집중단속 현장 가보니

16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도로에서 인천 논현경찰서 교통경찰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한명오기자
16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도로에서 인천 논현경찰서 교통경찰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한명오기자

“저 차 쫓으세요. 막아. 막아.”

16일 오후 9시36분께 인천 부평구 일신동의 한 도로. 음주운전 단속 중이던 경찰들이 정차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치는 하얀색 그랜저 승용차를 보고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단속 지점 앞에서 대기 중이던 싸이카 2대는 무전을 받고 재빨리 쫓아가 차량을 멈춰 세운다.

A씨가 차량에서 내리자 술냄새가 진동한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9%, 면허 취소수치다. A씨는 “송내역 주변에서 맥주 4잔을 먹고, 2㎞정도 운전한 것”이라며 “채혈을 하겠다”고 요구한다. 경찰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데려가 채혈을 마친 뒤 귀가하도록 한다.

17일 오전 0시19분께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교차로. 경찰과 40대 운전자 B씨 사이 승강이가 한창이다. 신호가 바뀌어도 계속해 움직이지 않고 있던 B씨는 다짜고짜 음주측정 경찰을 향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물 한 잔만 마신 뒤 측정하겠다며 버티던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95%로 나타났다.

16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일신동의 한 도로에서 인천 삼산경찰서 교통경찰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최종일기자
16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일신동의 한 도로에서 인천 삼산경찰서 교통경찰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최종일기자

이날 인천지역에서 적발한 음주운전자만 14명에 달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한 이후 인천지역의 음주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를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음주 단속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16일 인천에서는 총 302명의 음주운전자를 적발했다. 세부적으로 면허 취소가 222명으로 가장 많고, 면허 정지가 74명, 측정거부자가 6명이다. 이 기간 1일 평균 음주운전자는 18.9명으로, 올해 1~10월 음주운전 적발자 1일평균(17.7명)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라며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앞으로도 집중 단속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박주연·이루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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