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첫 통합우승은 ‘강철 매직’의 빛나는 결실

이강철 감독 3년 퍼즐 완성품…탄탄한 마운드 바탕 타선 필요할 때 폭발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서 두산을 8대4로 꺾고 4전승으로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KT 위즈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윤원규 기자

프로야구 10번째 심장인 ‘마법사 군단’ KT 위즈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새역사를 썼다. 역대 신생팀 최단기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하며 첫 통합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2013년 수원을 연고로 창단돼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등장한 KT는 7시즌 만에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두산 베어스와의 7전 4선승제 대결서 스윕 우승(4승 무패)을 일궈냈다. 1차전 4대2, 2차전 6대1, 3차전 3대1, 4차전 8대4로 시리즈 전적 4대0 완승이다.

‘강철 매직’으로 대변되는 이강철 감독의 지략이 이뤄낸 결과물로,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두산ㆍKIAㆍ롯데ㆍ삼성ㆍLG 등 5개팀을 제외한 후발 신생팀 사상 최단기간 우승이다. 종전 최단기간 우승 기록은 인천 연고의 SSG 랜더스와 9구단 NC 다이노스의 8년이다.

수원시민과 경기도민의 염원을 안고 탄생한 KT는 기업의 특성상 우수선수 영입에 많은 예산을 투자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1군 데뷔 후 3년동안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신생팀에게 주어지는 특전을 바탕으로 유망주들의 꾸준한 영입과 자유계약(FA)으로 외야수 유한준, 내야수 황재균 등을 보강했으며,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한 포지션 전력을 하나씩 채워갔다.

2018시즌 9위로 첫 탈꼴찌에 성공한 KT는 그해 말 두산 수석코치 출신인 이강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이 때부터 정상 등정을 향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현역시절 10년 연속 10승과 100탈삼진을 기록했던 ‘잠수함 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은 KIA와 넥센(현 키움), 두산 등 강팀에서 코치로 두루 경험을 쌓으며 준비된 감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이 감독은 첫 시즌부터 선발야구를 위해 토종과 외국인선수를 고루 육성시키며 5선발 체제를 구축해 2019년 팀을 6위로 이끌어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감독 2년 차인 지난 시즌 KT를 정규리그 2위로 첫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으나 플레이오프서 1승 3패로 두산에 막혀 탈락의 쓴맛을 봤다.

와신상담 끝에 2021시즌 마침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시즌 중반부터 선두를 질주하다가 지난 9월말부터 약 한달간 극심한 타선의 슬럼프로 한 때 삼성에 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결국 시즌 최종전까지 동률을 기록, 정규리그 1위 결정전 끝에 막강 투수력을 앞세워 삼성을 따돌리고 우승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팀을 기다렸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1~4차전을 모두 선발투수의 안정된 투구와 든든한 불펜 투수진의 뒷받침, 필요할 때 터져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마침내 스윕 우승을 일궈냈다.

거포가 없음에도 안정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필요할 때 작전 수행을 한 타자들의 팀 플레이가 첫 통합우승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특히 KT는 손에 꼽을 정도의 몇명을 제외하곤 한국시리즈를 뛴 경험이 대부분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패를 교훈삼아 공ㆍ수ㆍ주에 걸쳐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박경수, 유한준, 황재균 등 고참 선수들이 앞에서 이끌고 강백호, 배정대, 심우준, 신본기 등 젊은 선수들이 뒤를 따르며 시원한 스윕 우승을 일궈냈다.

든든한 마운드 역시 1차전 윌리엄 쿠에바스, 2차전 소형준, 3차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4차전 배제성까지 4명의 선발투수가 승리를 거뒀다.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4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승리투수가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조현우, 고영표, 김재윤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 안정적인 우승에 기여했다.

여기에 수원시, 프런트의 적극적인 지원과 코로나19 속 KT 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이 어우러져 신생팀 역대 최단기간 첫 통합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KBO리그에 새겼다.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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