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부지만, 나누는 기쁨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어요. 아직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 보세요”
시흥에서 작은 마트를 운영하는 박창호씨(57)는 봉사와 나눔을 마음속에만 품고 막상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박창호씨는 5년 전 우연한 기회에 발을 한 번 떼면서부터 남을 위한 삶의 기쁨을 알게 됐다. 365일 내내 출근하며 12시간 이상을 꼬박 일하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던 그는 나눔 활동으로 ‘기부’를 선택했다. 마침 가맹점 본사에서 운영하는 동행기부 캠페인이 단박에 그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동행기부 캠페인은 가맹점이 기부처에 전달하는 금액만큼 본사가 동일하게 지원하는 매칭 방식으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나눔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그에겐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올해 박창호씨가 전한 30만원의 기부금에 본사가 지원한 30만원이 더해져 총 60만원 어치의 후원물품(라면, 휴지, 김 등 생필품 위주)이 지난 15일 정왕3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취약계층에 전해졌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동행기부였다.
박창호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이웃이 자꾸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작은 마음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나마 위안과 힘이 돼준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년 전 개인사업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1년 동안 쉰 적이 있었는데, 그때 몸과 마음을 치유하면서 나눔과 봉사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다”며 “바로 사회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방범순찰활동이나 청소년 선도활동, 김장김치 나눔활동 등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하는 자원봉사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바쁜 일정상 대면 봉사활동은 은퇴 후를 기약하기로 했다. 대신 동행기부를 통해 매년 조금씩 기부금액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박창호씨는 “적은 금액이라도 누구나 기부와 나눔을 통해 상대에게 도움이 되고,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나눔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그저 선물을 안고 달려가 환하게 웃으며 드리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고,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행기부를 통해 용기를 내고, 나눔의 첫걸음을 떼는 사람들이 늘어나 올겨울은 지난해보다 더욱 훈훈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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