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백두장사 2연패 김동현 “초심 잃지않고 노력해 천하장사 오르고파”

7전8기 실업 7년차 만에 우승…훈련 내용 조정ㆍ자신감 회복이 원동력

‘만년 2인자’의 설움을 씻어내고 민속씨름 영양장사대회와 평창장사대회서 2연속 백두장사에 오른 늦깎이 김동현. 대한씨름협회 제공
‘만년 2인자’의 설움을 씻어내고 민속씨름 영양장사대회와 평창장사대회서 2연속 백두장사에 오른 늦깎이 김동현. 대한씨름협회 제공

“그 동안 장사대회 결승전마다 불운이 반복됐지만 올해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습니다. 앞으로 초심을 유지하면서 더욱 절실함을 느끼며 도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지난달 민속씨름 영양장사대회서 7전8기 끝에 생애 첫 백두장사에 오른데 이어 지난 24일 평창장사대회서 생애 두 번째 장사타이틀을 획득한 실업 7년차 ‘늦깎이’ 김동현(29ㆍ용인시청)은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2연속 장사에 등극한 소감을 담담히 피력했다.

용인 백암초 5학년 때 다이어트를 위해 샅바를 잡은 김동현은 백암중과 용인고ㆍ용인대, 전북체육회를 거쳤다. 성실한 훈련에도 불구하고 그는 번번히 우승문턱서 주저앉으며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장사에 오르지 못해 좌절감이 컸다.

김동현은 “한 두번 결승에만 오르고 말았으면 실력 탓이라 여길수 있었겠지만, 무려 일곱번이나 결승서 패하면서 늘 이기고 있어도 질것 같았고, 지고 있으면 절대 뒤집지 못할 것 같이 자신감이 없었다”라며 “그동안 근력훈련 비중만 높았고 정작 기술훈련이 적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부터 기본기와 기술훈련 위주로 패턴을 바꿨고, 하체ㆍ코어 근육 운동 위주로 몸을 관리한 게 두 차례 장사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동현은 백두급 선수 치고는 키(184㎝)가 큰 편이 아니지만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들배지기와 상대 공격을 틀면서 되치기하는 순발력이 장점이다. 학창 시절엔 힘만 믿고 상대를 들어올리는 씨름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성인 무대 들어서는 틀어서 경기를 하는 스타일로 자신에게 맞는 씨름을 찾았다는게 소속팀 장덕제 감독의 평가다.

그는 장사에 오르기까지 역경과 시련도 많았다. 2015년 대학 졸업 후 실업팀을 찾지 못해 3~4개월간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은사인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 용인대 교수의 추천으로 신생팀 전북체육회에 입단해 실업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동료들의 도움으로 기량을 회복하며 그해 전국시ㆍ도 장사대회서 팀의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 때 평생 반려자가 된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더욱 훈련에 매진한 끝에 이듬해 중학시절 스승인 장덕제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김동현은 “실업팀을 찾지 못할 때에 씨름을 그만둘 생각도 했었지만 주위의 도움과 격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라며 “2018년 결혼한 뒤 스포츠를 좋아한 아내가 운동선수로서의 삶을 적극 지지해주고 용기도 불어넣어줬다. 이제 100일이 지난 쌍둥이 아들 태윤ㆍ도윤이에게 천하장사에 오르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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